[업다운뉴스 김기철 기자] “그의 용기와 취한 조치에 감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고, 관련 조치에 감사를 표했다. 1년 전과는 달리 적대적인 대북 발언은 사라지고 확연히 달라진 북미 관계를 강조한 유엔 연설이 주목을 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충돌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전환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취한 핵미사일 시험중단과 미군 유해 송환 등을 거론하면서, 고무적인 조치와 “그의 용기에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1년 전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조롱하고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고 원색 비난하면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전쟁 위협을 불사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뉴욕 정상회담에서 머지않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계획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세계 최대 외교무대인 유엔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언급하면서 ‘대담하고 새로운 추구’라는 표현을 쓴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현재 진행되는 북미간 협상은 실무단계에서 먼저 구체적 내용을 합의한 뒤 단계적으로 주고받기를 해 나가던 기존의 ‘바텀-업’ 방식의 비효율성 대신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정상들이 직접 담판을 통해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톱 다운’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난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가 묻어난 패러다임 대전환의 선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자신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을 시한으로 하는 비핵화-체제보장 로드맵 논의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조치에 확실하게 나서면 그에 대한 ‘상응 조치’도 과감하고 대담하게 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전쟁에서 평화로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거론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에 가속페달을 밟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볼 때 전날 한미정상회담에서 전달받은 북한의 ‘플러스알파’에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반면 북한이 원하는 상응 조치인 ‘종전선언’에 대해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는 점을 두고 핵 리스트 제출 등 아직 미국이 원하는 ‘올바른 여건’을 충분히 만족시키지는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팽팽하다.

북한의 추가적 비핵화 실천조치와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빅딜은 두 정상이 조만간 다시 마주 않게 될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통 큰 담판’을 통해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제 지구촌의 시선은 2차 북미서밋으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