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기철 기자] “시간 싸움(time game)은 하지 않겠다.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혹은 5개월이 걸리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협상 시한과 관련해 마감시한을 설정해서 시간에 쫓기듯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에 얼마나 오래 걸리느냐'는 질문을 받고 “시간 싸움을 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도 “시간 싸움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북한)을 멈추게 했다. 그들은 (핵·미사일 관련) 공장을 해체하고, 많은 다른 실험장을 파괴하고 있다”며 대북전략이 현재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들은 더 많이 해체할 것이다. 스스로 앞서 나가고 싶진 않지만, 여러분이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북한발 추가 비핵화 조치가 잇따를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그들은 지금 핵실험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며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거듭 신뢰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 실험이 없고 미사일 발사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돼 북한과 전쟁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방아쇠를 당겨 전쟁에 들어가기 일보직전이었다”며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더라면 북한과 전쟁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두 차례 아주 훌륭한 편지를 보였고, 서로 좋아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와 김 위원장은 관계가 매우 좋고, 서로 좋아하고, 잘 지내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핵미사일 시험이 더 이상 없고 전쟁의 위험이 사라졌다는 점을 재차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으로부터 '특별한 편지'를 받았다며 추가로 친서를 건네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미·일 정상회담 자리에서 기자들 앞에서 양복 안주머니에서 친서를 꺼내 보이면서 "어제 김 위원장으로부터 특별한 편지를 받았다"고 전한 뒤 신속하게 김 위원장과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게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친서가 어떠한 경로로 전달됐는지, 또 그 내용은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전날 입국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동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통해 건네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 조율 등을 위해 새달 4번째로 평양을 방문한다. 미 국무부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뉴욕에서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을 만났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달 평양을 방문해달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혀 폼페이오 장관의 10월 방북을 공식화했다.

당초 지난달 말 폼페이오의 평양행이 예정돼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진전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전격 취소해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엔 “시간 싸움을 하지 말라”는 트럼프의 지시를 받은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을 통해 교착상태인 북한 비핵화와 종전선언 협상에 어떤 가시화된 성과를 얻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