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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레저'의 변곡점, 계도와 단속 바통터치한 자전거 음주운전과 음주산행

[업다운뉴스 김기철 기자] 자전거 음주운전을 금지하는 도로교통법 시행 첫 주말, 술을 즐기는 자전거 이용객들이 여전히 눈에 띄었다. 바이시클족이 많이 몰리는 코스 쉼터 곳곳에서는 막걸리, 맥주, 소주병을 앞에 두고 술을 마시는 라이딩족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술 먹으면 자전거를 끌고는 못 가도 타고는 갈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동안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자전거 음주운전. 29일 자전거 이용객들의 음주 실태를 현장 영상으로 담은 방송 보도를 보면 법이 바뀐 사실을 몰랐다는 변명부터 술을 너무 규제하는 것은 자전거 인구를 줄인다는 논리를 펴는 반응까지 다양했다.

28일부터 자전거 음주운전 금지가 시행된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사살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JTBC의 경우 술을 마신 상태를 느낄 수 있는 특수 안경을 쓰고 자전거 주행 실험을 했는데, 소주 서너 잔 정도의 혈중알코올농도 0.05%를 넘는 상태에서는 출발부터 경로를 벗어나더니 갈피를 못 잡고 비틀댔고 굴절코스에서는 더욱 심해지는 등 위태로운 주행 패턴이 드러났다.

지난해 19세 이상의 자전거 이용자 4833명 중 12.1%가 술 마신 채 운전한 경험이 있다는 대한의학회 보고가 나왔을 만큼 자전거 음주 단속은 이용인구 1300만명 시대의 대표적인 국민레저의 안전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규제다.

지난 3월 음주 산행을 금지하는 자연공원법 시행 이후 또 하나 레저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자전거 음주운전을 금지하는 내용이 반영된 새 도로교통법이 28일부터 시행됐다.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의 음주상태로 자전거를 운전하면 범칙금 3만원이 부과된다. 자동차 음주운전과 다르게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더라도 범칙금은 3만원으로 동일하다. 또 음주측정에 불응할 경우에는 10만원의 범칙금을 내야 한다. 다만, 자동차와 달리 면허정지 조치가 없어 상습 위반에 대한 제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개월간의 계도 및 홍보활동을 진행한 뒤 오는 12월 1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이 이뤄진다. 경찰은 일부 자전거동호회의 음주 라이딩 등이 문제가 됐던 만큼 동호인들이 자주 술을 마시는 편의점이나 식당, 그리고 주변에서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자전거 운전자나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등에 한정해 단속할 계획이다. 자동차와 달리 한꺼번에 여러 곳에서 단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전시설공단 공공자전거에 음주운전 금지가 시행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청 관계자는 “동호인들이 반환점 가면 음주를 곁들인 식사를 하고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반환점에 상습적으로 술 먹는 지역이 있으면 교통경찰관을 보내 단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달간의 계도기간을 통해 ‘한두 잔쯤이야 어떻겠느냐’는 라이딩족의 안일한 음주주행 의식이 얼마만큼 개선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잇따라 폭염 관련 신기록을 갈아치운 길고 긴 2018년 여름이 물러간 뒤 야외활동을 하기 좋은 가을로 접어들면서 ‘술 취한 레저’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

자전거 음주주행 단속은 이제 계도가 시작됐지만, 음주 산행은 이미 계도기간을 마치고 9월 13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등산 전에 마시는 ‘시작주’, 정상에 오른 뒤 마시는 ‘정상주’, 산을 내려오면서 마시는 ‘하산주’까지 등산객들 사이에 문화와 다름없는 풍경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 3월 국립공원·도립공원 등 자연공원 내 지정된 장소에서 음주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자연공원법이 시행된 뒤 6개월 계도기간을 거쳤기에 이제부터는 음주산행이 적발되면 과태료가 본격적으로 부과된다. 자연공원 안의 대피소와 탐방로, 산 정상부 등 지정 장소에서 술을 마시게 되면 첫 적발시에는 5만원, 2차 이상부터는 10만원의 과태료를 각각 물게 된다.

계도기간을 끝내고 음주산행 본격 단속이 시작되면서 산 정상에 마시는 ‘정상주’ 등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대표적인 등산명소인 북한산의 경우 봉우리와 산장 등 무려 25곳이나 음주금지구역이 지정돼 있다. 하지만 음주산행 금지의 실효성 논란은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 산속을 구석구석 단속하기 불가능하기도 하거니와 등산객들이 음료수 페트병에 소주를 담아 산행할 경우 국립공원 단속원이 물병까지 빼앗아 냄새를 맡아볼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국립공원 안전사고는 지난해까지 최근 6년간 모두 64건으로 전체 안전사고(1328건)의 4.8%를 점했다. 추락사 등 음주 사망사고는 총 10건으로, 전체 사망사고(90건)의 11.1%를 차지했다.

땀 뻘뻘 흘린 뒤 마시는 ‘정상주’의 소소한 즐거움보다 건강을 위해 산을 찾는 만큼 등산객 스스로가 안전을 위해 술 대신 자연에 취하는 등산문화 의식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산업화시대의 고단한 삶을 위로받고 100세시대를 맞으면서는 건강을 챙기는 레저로 각광받고 있는 자전거와 등산. 스트레스를 풀고 동호인들의 화합을 다진다는 취지에 가려 안전 사각지대로 밀려난 자전저 음주운전과 음주 산행이 계도기간과 단속을 바통터치하면서 국민레저로서 건강성을 지켜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기철 기자  blackrubbershoes@updow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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