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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위기' 내몰린 초중고생 10만, '자살위험군' 주의보

[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언제나 행복할 순 없지 조금 슬퍼도 돼/ 모든 게 완벽할 순 없지 잠시 꿇어도 돼 다시 시작하면 돼/ 들어줄게 들어줄게 너의 이야기’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날인 ‘세계 자살 예방의 날’ 다음날인 지난달 11일, 힙합 뮤지션 도끼가 발표한 ‘들어줄게’라는 노래 가사다. 래퍼 도끼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함께 제작한 청소년 자살예방 음원이다.

‘정서적 위기’에 처한 10대 청소년들의 고민을 들어준다는 가사 내용이 또래집단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는 평이다. 이는 자살예방 음원이 만들어질 정도로 청소년들이 정서적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

'정서적 위기' 초중고생이 10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특히 '자살위험군'이 대폭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지난달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정불화, 우울증, 성적비관 등의 이유로 자살한 초·중·고교생은 556명으로 집계됐다. 한해 평균 111.2명, 한 달 평균 9.3명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등지는 셈이다. 고등학생이 392명(70.5%)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이 141명(25.4%), 초등학생이 23명(4.1%)으로 조사됐다.

올해만도 1~8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초중고생이 106명이 나온 가운데 최근 SNS 등에서 자살·자해 등 자극적 내용을 담은 '자살송'이 유행할만큼 학생들의 자살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서적 위기를 겪고 있는 초중고생이 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행동에 대한 전방위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극단적인 선택이 우려되는 위험군의 학생이 최근 3년새 2배 가까이 늘어나 10만명에 육박했고, 특히 정서적 위기를 겪는 학생 가운데 20% 정도는 당국으로부터 별다른 보호조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경각심은 더욱 높아진다.

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학생 정서·행동특성 검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검사에 응한 학생 189만4723명 가운데 정서적 위기에 놓인 학생이 9만9000여명이나 됐다.

‘학생 정서·행동특성 검사결과’에 나타난 최근 3년간 관심군과 자살위험군 비교. [사진=김현아 의원실 제공]

4.36%인 8만2662명이 ‘관심군’, 0.89%인 1만6940명이 ‘자살위험군’으로 분류돼 정서적 위기에 처한 학생이 10만명에 근접한 것이다. 관심군은 병원이나 위(Wee)센터, 정신건강증진센터 등 전문기관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학생을 말하고, 자살위험군은 검사에서 자살 위험성이 높게 나타나 즉각 조처해야 하는 학생이다. 학생 정서·행동특성 검사는 매년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전체 학생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경쟁 속 성적·입시스트레스가 심해지고, 또래관계 설정에 좌절하면서 자살위험 학생과 관심군 학생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관심군 학생은 2015년(6만680명·3.18%)이나 2016년(6만558명·3.2%)과 비교해 36%가량 많았고, 자살위험군 학생은 2015년(8613명·0.45%)이나 2016년(9624명·0.50%)에 견줘 2배 가까이 됐다. 최근 3년 새 자살위험 학생이 96.7%나 늘어난 셈이다.

학교급별로 분류하자면 초등학생 관심군은 2015년 2만4172명(2.79%)에서 지난해 3만5394명으로 46.4%, 중학생은 1만6915명에서 2만4888명으로 47.1%, 고등학생은 1만9593명에서 2만2380명으로 14.2% 늘었다.

자살위험군의 경우 초등학생은 57명에서 30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중학생은 4177명에서 9009명으로 115.7%, 고등학생은 4379명에서 7901명으로 80.4%나 늘어났다.

2016년 기준으로 2016년 국내 전체 자살률이 25.6%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지만 10대(4.9%)에서 가장 높은 0.7%의 증가폭을 보였다. [그래픽=연합뉴스]

문제는 정서적 위기를 겪는 학생들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점에 있다. 정서·행동특성 검사 결과 관심군이나 자살위험군에 해당해 전문기관 연계관리 등 후속 조치를 받은 학생은 각각 76.1%와 81.2%다. 관심군의 24%, 자살위험군의 19%가 후속 조치를 받지 않은 셈이다. 다만, 미조치 경우에는 조치를 거부한 경우뿐 아니라 이미 치료를 받는 경우 등도 포함됐다.

정서적 위기에 처한 학생들을 보듬어 줄 전문상담자도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위클래스 전문상담사의 경우 2906명으로 학교(1만1736곳) 4곳당 1명꼴이다. 순회상담사(363명)를 제외하면 전문상담사 배치율은 21.7%까지 낮아진다.

김현아 의원은 "학생이 감소하는 가운데 정서적 위기를 겪는 학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전문상담 인력과 기관을 확충하는 등 교육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국내 자살률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꾸준히 줄었지만 전년 대비 10, 20대에서만 오히려 소폭 증가했는데, 10대 증가폭이 0.7%로 가장 높았다.

정서적 위기를 겪는 10대 청소년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문상담 인력과 기관을 확충하는 등 당국이 근본적인 대책을 폭넓게 모색해 현장에서 학생들의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 '괜찮나요? 언제든지 들어줄게요'

불안과 우울감으로 고민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소통채널은 다양하다. 청소년 전용 상담창구(전화 1388, 웹 www.cyber1388.kr) 외에도 자살 예방 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등이 24시간 열려 있다.

이선영 기자  bbilly0411@updow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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