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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더하고 공감 나누는 한글날 ‘한글 서체’ 마케팅의 진화

  • Editor. 김기철 기자
  • 입력 2018.10.0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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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기철 기자] 올해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 세종 탄신 621돌에 572돌을 맞은 한글날인 9일 12년 만에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경축식이 열리는 등 뜻깊은 행사들이 이어진다. 한글의 아름다움은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전시 이벤트 등도 많이 열리지만 일회성 체험이 아니라 개성 넘치는 한글 글꼴을 직접 사용하면서 한글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한글날을 맞아 기업들이 각기 개성을 담은 한글 서체를 자체 개발해 무료 배포하고 나서 사용자들의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빙그레 따옴체, Tlab신영복체, 위드이노베이션 잘난체, 우아한형제 한나체 에어. [사진=연합뉴스/각 업체]

‘한글 글꼴 마케팅’이다. 기업은 자체 개발한 한글 서체를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덴티티가 각인되는 마케팅 효과와 사회공익적인 가치공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그렇기에 금세기 들어 기업들의 한글 폰트 마케팅은 다양하게 확대돼 왔다. 특히 한글날에 맞춰 새로운 글꼴 버전을 내놓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 풍성해지는 한글 글꼴 자산 만큼이나 사용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572돌 한글날을 맞으면서도 한글 서체 마케팅이 더욱 뜨겁다. 식품, 외식, 숙박 업체 등에서 다양한 한글 글꼴을 내놓아 사용자들은 한글날부터 본격적으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8일 572돌 한글날 무료 서체 버전으로 ‘한나체 에어(Air)’를 선보였다. 한나체 에어는 2012년 출시돼 100만건 이상 내려받기된 ‘배달의민족 한나체’의 가족 서체로, 더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 특징이다. 글의 내용이 많아 글자 크기가 작아져도 읽기가 편하다는 평이다.

2012년 '한나체'를 시작으로 2014년 '주아체', 2015년 '도현체', 2016년 '연성체', 지난해 ‘가량해랑체’ 등을 발표해온 우아한형제는 무료 서체 시리즈의 6호인 한나체 에어의 경우 “에세이나 시, 일기처럼 생각을 잘 담은 글에 잘 어울린다”고 소개했다.

식품업체 빙그레도 무료 배포하는 새 한글 글꼴 ‘빙그레 따옴체’를 이날 공개했다. 빙그레 따옴체는 냉장 주스 ‘따옴’의 제품 로고 디자인을 토대로 탄생했다. 빙그레가 개발 비용을 부담하고, 세종대왕기념사업회와 한국글꼴개발연구원이 자문, 윤디자인그룹이 디자인 개발을 각각 맡았다. 빙그레는 “빙그레 따옴체는 천연 과일주스 따옴의 신선함과 깨끗함을 글꼴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종합숙박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도 첫 전용서체인 ‘잘난체’를 공개했다. 개인과 기업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심지어 상업적 목적 사용도 허락했다. 단, 유료 재판매나 임의 수정 등은 금지했다. ”회사가 추구하는 젊음과 위트를 반영했다”며 “굵은 형태라 제목용 서체로 사용했을 때 가시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는 "여기어때가 가진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도출하고, 지향하는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담기 위해 차별화된 서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게임업체 넷마블 또한 자체 제작 폰트인 '넷마블체'를 무료 배포한다. 넷마블체는 자사 대표 캐릭터인 'ㅋㅋ(크크)'의 실루엣을 형상화한 디자인 서체. 우리말 2천350자, 영문 94자, 기호활자 986자를 구현해 일상적인 단어 표현이 가능하다.

네이버가 새 명조체 글꼴 개발을 위한 '마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진=연합뉴스]

2008년 한글날부터 ‘한글한글 아름답게’라는 한글캠페인의 일환으로 나눔고딕체·나눔명조체·나눔스퀘어체·나눔스퀘어라운드체 등 한글 서체를 개발해 매년 무료 배포하는 ‘나눔글꼴’ 사업을 진행해온 네이버. 이번 572돌 한글날을 맞으면서는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리는 ‘마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한글 타이포그라피 디자이너 안상수 씨와 함께 명조체 중심의 새로운 글꼴을 개발하는 것이 중심이 된다. 글꼴 용량은 줄이고 다양한 포맷을 지원해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한글 글꼴의 현대적 원형을 잇는 줄기’라는 의미에서 마루 프로젝트로 이름을 붙였다.

572돌 한글날에는 이새적인 무료 한글서체도 공개됐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쓴 진보성향 학자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가 엽서에 쓴 손글씨로 만든 '신영복체'다. 고인의 사상적 영감이 묻어나는 글씨를 통해 사용자들이 공감할 수도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신영복 교수가 생전에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김민 교수에게 기증한 손글씨를 김 교수가 폰트개발 전문업체인 박윤정앤타이포랩에 무상으로 양도해 세상에 나왔다. 타이포랩은 고인의 뜻을 기려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국저작권위원회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에 기증했다. 박윤정 타이포랩 대표는 "붓글씨를 폰트화 한 기존의 'J신영복체'와 달리 이번에 공개되는 'Tlab신영복체'는 손글씨를 이용해 제작한 것으로 가독성과 활용성이 높아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572돌 한글날에는 한글 서체 마케팅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0년대 들어 ‘유앤아이’(현대카드), ‘인터파크 고딕체(인터파크), ’나눔글꼴‘(네이버), ‘다음글꼴’(다음)’ ‘아리따 돋움’(아모레퍼시픽), ‘배달의민족체’(우아한형제) 등 자체 개발 폰트에 기업명이나 브랜드 이름을 물려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선 한글 서체 마케팅. 억대가 넘는 개발 비용에 1년을 훌쩍 넘기는 제작 기간에도 기업들이 개성 넘치는 한글 서체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해온 폰트 마케팅은 572돌 한글날에 더욱 폭넓게 대중들에게 찾아들었다.

다채로운 한글 서체 개발을 통해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문화자산을 늘려가고, 소비자들과 기업문화를 연결해 공감하고 유대감을 높이려는 기업들의 노력들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세종 즉위 600주년 한글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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