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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탈취' 두산그룹 '일감 몰아주기'까지? 박정원 회장 '사람이 먼저'라더니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10.1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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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두산그룹(박정원 회장)이 최근 기술 탈취 논란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사람이 먼저’라는 광고로 쌓아 올린 기업 이미지와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우선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계열사 두산건설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2008년 두산그룹은 교육산업을 일구겠다면서 중앙대학교를 인수했다. 문제는 이후 두산그룹과 한 식구가 된 중앙대학교의 수천 억 규모 건물공사를 두산건설이 독식한 데 있다는 것이 교육부 조사 결과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두산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정황은 그간 두산건설이 맡은 중앙 대학교 공사 수주 현황을 보면 더욱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2016년 완공돼 문을 연 중앙대 100주년 기념관이 대표적이다. 지하 6층 지상 12층 규모로 국내 대학 최대 단일 건물이다. 공사비 1100억 원이 투입됐는데 두산건설이 지었다. 540억 원이 들어간 R&D센터도, 각각 3백 억, 5백억 원이 든 기숙사 건물 2동 등 세 건물 모두 두산건설이 시공한 건 두말 할 것도 없다.

눈에 띄는 점은 이 모든 일감 몰아주기 공사가 ‘수의계약’이라는 데 있다. 중앙대에서 10년간 진행된 대형공사만 다섯 건으로 2800억 원 규모다.

두산그룹은 2억 원 이상 건설공사는 경쟁 입찰해야 하는 현행법을 무시하고 일감 몰아주기 꼼수로 제 식구 배 채우기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2008~2015년 중앙대 법인을 이끌었던 박용성 전 이사장은 당시 두산중공업 회장이었다. 박용성 전 이사장의 동생이자 비슷한 기간 두산건설 회장이었던 박용현 전 회장이 현재 중앙대 법인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고, 박 이사장의 아들은 두산건설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계약 내용은 더 이상하다. 돈 계산 방식이 ‘실비정산 방식’이어서다.

업계선 보통 최대한 공사비를 줄이려고 총액 계약을 한다. 하지만 중앙대는 일단 건물을 짓고 나중에 건설사가 비용을 청구하는, 불리한 방식을 선택한 것. 이로써 두산건설이 가져가는 공사금액은 애초 예정 액수보다 300억 원이나 더 늘었다.

중앙대 측은 “두산이 학교를 인수할 당시 학교에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낙후된 건물을 리뉴얼하고 신축한 것이다. 자재비와 관리비만으로 건축사업을 진행해 두산이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중앙대 예산 비율을 보면 두산그룹 재단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은 전체의 2.2% 수준에 불과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예산 절반 이상이 학생 등록금으로 운영비를 채워 넣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결국 두산건설로 흘러 들어간 돈은 학생들 주머니에서 나간 셈이어서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교육부는 두산그룹의 이 같은 일감 몰아주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지난 8월 말 중앙대 과거 총장을 지낸 3명을 공정거래법 위반과 형법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지난달 28일 중앙지검 형사 8부는 이 사건을 배당받아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그룹 CI. [사진출처=두산그룹 누리집]

두산그룹을 이끄는 박정원 회장의 아픈 손가락은 또 있다.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박용만 회장)가 그렇다.

동반성장위원회는 10일 서울 강남 쉐라톤 팔래스호텔에서 개최된 제52차 회의 자리서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거나 납품업체에 갑질을 하는 등 중대한 법 위반을 한 두산인프라코어 동반성장지수 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다고 밝혔다. 기존 ‘우수’ 등급이었던 두산인프라코어의 등급이 ‘양호’로 강등돼 기존 부여됐던 인센티브가 모두 취소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월 23일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두산인프라코어에 과징금 3억79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과 함께 부장·차장·과장 직급 담당 직원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거래 중이던 에어 컴프레셔 납품업체인 ‘이노코퍼레이션’과 냉각수 저장탱크 납품업체인 ‘코스모이엔지’의 기술 자료를 유용한 혐의가 있다는 것이 검찰 측 설명이다.

지난해 매출액 2조6513억원을 기록한 자이언트 건설기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박용만 회장이 이끌고 있다. 박용만 회장의 경우 재계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겸임하고 있으며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달 남북정상 특별수행단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등 광폭행보로 새로운 재계의 대변자로 존재감을 드러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두산그룹을 둘러싸고 ‘하청업체 기술 탈취 의혹’과 ‘중앙대-두산건설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사람을 우선시 한다’던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이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지켜볼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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