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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오너일가 차명부동산 수상한 거래 의혹, 그 진실은?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10.11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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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이건희 회장-이재용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삼성 그룹 승계 및 상속 과정에서 삼성 오너일가가 경기도 용인 일대의 여의도 면적만 한 땅을 수상하게 거래한 정황이 드러나 ‘차명부동산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SBS 8시 뉴스는 10일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었던 에버랜드의 토지 거래 내역을 취재하는 과정서 여의도 크기만 한 땅이 상당히 오랜 기간 서류상의 주인과 실제 주인이 다른 이른바 차명 부동산일 가능성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 오너일가 차명부동산 의혹의 근원지는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에버랜드 주변 대지다. 놀이공원 서쪽 건너편으로 호암미술관과 골프장 등이 넓게 펼쳐져 있는 곳이다.

2002년 삼성물산 산하(리조트)인 에버랜드는 이 일대 토지 703필지를 사들였다. 등기부 등본 상 땅을 판 회사는 성우레져다.

여기서부터 삼성 오너 일가의 차명부동산 의혹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대목이다.

성우레져는 개인 땅 주인 14명이 자기 토지를 출자해 관광레저 사업을 하겠다고 만든 회사인데, 1996년 설립 이후 별다른 영업활동을 하지 않다가 법인 설립 6년 만인 2002년 에버랜드에 모든 땅을 팔고 회사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성우레져는 에버랜드로부터 땅값 570억 원을 받았다. 장부가 598억 원에서 28억이나 못 미치는 헐값이다. 공시지가의 80%만 받고 땅을 판 것이다.

2002년 성우레져주식회사가 삼성 에버랜드에 매매한 땅 규모. [사진출처=SBS 8시 뉴스 방송]

땅을 팔기 한 해 전인 2001년 성우레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땅은 공시지가로는 700억 원으로 기재돼 있다. 더구나 토지 공시지가는 보통 시세의 50% 정도만 반영하므로 당시 매매대금은 시세에 훨씬 못 미쳤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성우레져 주주들은 손해를 에버랜드 주주들은 이익을 본 셈이어서 삼성-성우레져 간 ‘수상한 거래’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형국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출연된 자산이 다시 또 한꺼번에 매각돼 버리고…그렇게 일괄적·기계적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성우레져가 삼성에 땅을 팔기 위해서만 존재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현실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법.

성우레져 주주 명단을 보면 이 같은 추측에 힘이 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성우레져의 주주는 총 14명이다. 한데 그 경력들을 살펴보니 이들 가운데 5명이나 삼성그룹 회장 출신이다. 이수빈 전 삼성생명 대표를 비롯해 전 삼성전자 대표, 전 삼성화재 대표, 전 삼성중공업 대표, 전 삼성종합화학 대표가 눈에 띈다. 나머지 주주들도 대부분 이병철·이건희 회장 비서실과 계열사 대표를 거친 삼성 일가 최측근인 것이다.

대한민국서 과연 자기 땅을 시세보다 못한 가격에 팔려고 하는 땅주인이 있을까 만은 성우레져가 그랬다. 실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은 성우레져 운영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이 치밀하게 관리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삼성 에버랜드가 사들인 성우레져 토지 소유 이력(폐쇄 등기부 등본과 옛 등기)에 따르면 앞선 소유자가 다름 아닌 삼성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었다. 이어 삼성그룹 고위 임원이자 삼성家 측근인 성우레져 주주들은 대부분 1978년 11월·12월에 당시 회사 오너의 토지를 매입했다. 당시 나이 30~40대였던 이들은 삼성으로부터 제법 넓은 부지를 사들인 셈이다.

그리고 1996년에는 자기 명의 땅을 내놓고 성우레져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우연일까. 1996년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실명제 시행으로 재벌들이 명의신탁을 해소해야 했고, 이재용 3남매가 전환사채를 싸게 사 에버랜드 대주주가 된 해이기도 하다.

결국 그동안 명의상 땅 주인은 이병철 회장 → 삼성家 최측근 고위 임원들 → 또다시 삼성(에버랜드)으로 변경된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삼성 에버랜드 CI. [사진출처=에버랜드 누리집]

일각에서 “삼성 오너일가를 두고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 건에 이어 이번에는 ‘차명부동산’ 민낯이 드러났다”면서 “땅 주인들은 손해를 보고 누군가는 이득을 보는 구조다. 상속의 틀로 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고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회계 전문가들도 이건 상속과 증여의 틀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에버랜드 주변 대규모 노다지 땅을 싸게 사서 에버랜드(대주주 이재용 부회장)가 가장 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이렇게 삼대에 걸쳐 정상적인 상속과 증여 절차를 거쳤다면 땅값의 75% 정도는 세금으로 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기도 하다.

삼성물산은 “관련자들이 모두 퇴사해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이병철 회장 → 이건희 회장 → 이재용 부회장으로 내려온 삼성家의 용인 땅을 둘러싸고 ‘차명부동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그 진실은 과연 무엇인지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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