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갑질·도덕성 논란’ 주택금융공사의 ‘낙하산 정치인’ 이정환 사장, 제사보단 젯밥?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10.17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얼마 전 국회 교육부 국정감사장에선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유은혜 신임 교육부 장관을 놔두고 박춘란 차관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다. 유은혜 장관이 문재인 정부 ‘낙하사 인사’라는 점에서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한국당의 일종의 시위였다. 특히 유은혜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서 2020년 불출마 선언이 없다는 점에서 장관직이 경력 관리용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의구심도 한국당에 ‘패싱’ 동력을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은혜 장관처럼 ‘정치인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 시달리는 이가 한국주택금융공사 이정환 사장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이정환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정환 사장은 야당이 매번 거론하는 문재인 정부 낙하산 인사 명단에 포함된다.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는 상임위별 소속 및 산하 공공기관의 기관장을 비롯한 상임·비상임 이사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한 ‘공공기관 친문 백서’에서 이정환 사장을 ‘낙하산 인사’로 규정했다.

백서에 따르면 이정환 사장은 부산시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했고, 민주당 부산 남부갑 후보로 두 번이나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전형적인 정치인 출신의 이정환 사장이 임기를 마지막까지 사장직을 지켜 주택금융공사를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2020년 총선을 이정환 사장이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로 돼 가는 형국이다. 주택금융공사가 각종 논란으로 이정환 사장의 허술한 관리력이 도마 위로 올랐기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 임·직원의 해외출장이 비용을 유관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저촉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법적인 조항에 따라 정당하게 계약을 체결, 출장비를 제공받았다고는 하지만 사업 계약 과정에서 엄연히 갑을관계에 있는 유관기관에 출장비 제공을 부담시켰다는 사실이 드러나 ‘갑질’ 논란과 함께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에 직면한 주택금융공사다.

주택금융공사는 유관기관과 사업계약 당시 관련 해외출장은 유관기관이 부담하기로 명시했기에 ‘김영란법’ 예외사유에 해당된다는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감을 앞두고 지난 4일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공사 임직원 45명이 미국 영국 등 16개 국가로 다녀온 18건의 해외출장 비용은 26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건당 평균 57만원밖에 안 되는데 이는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등의 비용을 유관기관에서 지원해줘 가능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특히 주택금융공사 임직원 3명이 2015년 11월 미국에 ‘해외 커버드본드 투자자모집’을 명목으로 6박7일간 해외출장을 다녀오면서 쓴 돈은 80여만원에 불과했다.

은행연합회가 전액 부담한 공짜 출장도 있었다. 2016년 10월 ‘해외주거환경 개선사업’ 봉사활동 명목의 4박5일 캄보디아 출장과 2017년 11월 '사회공헌 활동 참가'를 위한 5박6일 베트남 출장은 은행연합회가 비용을 전액 부담했다.

더욱이 지난해 7월 '제5차 아시아 모기지 시장협회' 참가를 위해 다녀온 3박4일 몽골 출장도 협회 회원기관에서 항공료와 숙박비를 책임졌다.

김진태 의원은 “직무관련이 있는 유관기관으로부터 해외출장비를 지원받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 이건 관행이 아니라 ‘갑질’이다”라며 “총체적 도덕적 해이 현상이 개선되도록 전수조사를 단행하고 필요할 경우 실명공개를 통해 떳떳이 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택금융공사의 도덕성 문제는 해외출장 비용을 유관기관에 전가한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주택금융공사가 소속 직원들에게 대출 특혜를 주고 있는 정황도 불거졌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직원 한 사람당 1억3000만원을 최장 20년 만기로 빌려주는데, 금리는 연 2%, 지난해엔 1.7%밖에 안 됐다. 시중은행의 절반도 안 되는 낮은 금리다. 주택금융공사가 ‘한 부모·장애인 가정’에 제공하는 금리 2.18% 보다도 낮다.

집값은 오르고 대출은 더욱 어려워지는 가운데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을 지원하라고 만들어진 공공기업이 자기 직원들에게만 대출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그런 부적절한 특혜대출을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정환 사장은 창립 14주년을 기념하는 세미나에서 “공사의 공공성과 핵심가치를 재정립하고 국민 주거안정과 더불어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혁신 공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주택금융공사를 둘러싸고 불거진 논란들은 이정환 사장이 총선을 앞두고 ‘경력관리용’으로 공기업 사장 자리에 앉으면서 본연의 임무에 소홀한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부산에서 열리는 주택금융공사 국정감사에 국민, 특히 서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