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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포커스] '문재인 정부에 역행' 마사회 간부들의 막말, 김낙순 마사회 회장은 어디로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10.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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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 A부장은 부하 직원에게 고교동문회 등 자신의 사적모임에 동행을 요구했다. 명품향수를 선물하고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수차례 보내기도 했다.

# B본부장은 입사 1년차 여직원에게 “돼지야”라고 호칭하고, 사적모임에 끌고 갔다.

# C부장은 부서 회식 중 한 여직원 옆자리에 앉으면서 특정 신체부위를 만져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

모두 한국마사회에서 실제 발생했던 성희롱·성추행 사건이다. 여러 차례 성희롱 척결을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무시하는 한국마사회의 단면이다.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뿐이 아니다.

“1600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을 직접 고용하면 문재인정부가 끝나고 다음 정권에서 감사받을 일.”(마사회 D부장)

“비정규직을 모두 직접 고용하면 마사회는 시설·미화·경비회사가 된다.”(마사회 E처장)

마사회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취임 초부터 줄곧 강조해온 문재인 대통령 철학에도 이같이 역행하고 있다.

“올해 초 문재인 정부와 철학을 공유하는 김낙순 마사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핵심 간부들이 이런 막말을 했다는 데 말문이 막힌다.”

이러한 비판은 다름 아닌 여당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으로부터 나왔다. 문재인 정부 국정철학을 송두리째 무시하는 이같은 사례들은 19일 김 의원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서 나왔다.

김 의원이 김낙순 마사회장이 문재인 정부와 철학을 공유한다고 언급한 이유는 김 회장과 문 대통령의 남다른 인연 때문이다.

김낙순 회장은 2004년 총선에서 서울 양천을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선돼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도 활동한 경력이 있다.

한국마사회 CI. [사진=한국마사회 홈페이지]

게다가 김낙순 회장은 마사회 경영인으로서의 전문성을 갖출만한 이력조차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안농고 출신이기는 하지만, 대학교에선 철학을 전공했고, 정치학 석사와 문화예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회의원 시절엔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 교육문화위원회 소속이었다.

여기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기업의 수장으로서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만큼 김낙순 회장의 전과는 자격 시비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2005년 열린우리당에 몸담고 있을 당시 서울 양천구 일대 한 횟집에서 음주 폭행을 한 혐의로 국회윤리위에 제소됐다. 또한 의원 시절 자신의 부하 여직원을 한 건설사 직원으로 허위 등재해 24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하고, 양천구의원들을 양천포럼 회원으로 가입시켜 회비 46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김낙순 회장을 두고 ‘도덕적 결함을 가진, 전문성이 없는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문재인정부에서 새로 임명되는 한국마사회 회장의 임무는 막중했다. 마사회는 박근혜정부 시절 정유라 승마지원과 관련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데 이어 2017년 마필관리사의 잇단 자살 등으로 조직 개혁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낙순 회장이 마사회 혁신에 과연 적임자인가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그 우려는 현실로 돼가는 모양새다.

지난달 13일 마사회 간부가 700억여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위니월드의 재개장을 위해 일해 오던 중 내부 감사를 받았고, 보직 해임된 후 대기 발령 상태에서 지난 13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현재 마사회와 해당 간부 유족간의 내부문건 유출 사건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논란은 김낙순 회장이 성의 없는 태도로 직원의 빈소를 찾으면서 더 확산됐다. 김낙순 회장은 청바지 차림으로 빈소를 찾아 유족에게 “죽은 일이 아닌데 왜 죽었지. 다음부터는 날 찾지 말고 부회장이나 본부장을 찾으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김낙순 회장님이 고인에 대한 진정한 애도의 마음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낙순 회장 취임 후 마사회에 대한 구설이 끊이지 않으면서 혁신이 김 회장 임기 내 이뤄지겠냐는 비관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선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 출신 김 회장이 임기인 2021년까지 채우지 않고 선거 준비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낙하산’ 인사들이 공기업 수장직을 선거용 경력으로 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김 회장이 ‘제사보단 젯밥’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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