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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이슈] OK저축은행 수당-기부금 논란, 최윤 회장 ‘스포츠 사랑’의 빛과 그림자

  • Editor. 이상래 기자
  • 입력 2018.10.3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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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OK저축은행, OK캐피탈 등을 거느린 금융그룹 아프로서비스그룹 최윤 회장의 스포츠사랑은 업계에서 유명하다.

최윤 회장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동포 3세다. 최 회장은 학창 시절 일본에서 럭비선수로 활약했다. 최 회장은 한국 럭비가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겪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럭비협회 부회장을 맡아 후원에 나섰다. 하지만 기존 럭비인들로부터 돌아오는 건 어처구니없는 징계였다. 이 징계는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에서 무효 처리됐다.

아프로서비스그룹 최윤 회장. [사진=연합뉴스]

최윤 회장은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과는 고향인 나고야의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활약할 때부터 인연이 깊다. 최 회장은 그 인연으로 전국농아인야구대회를 9년째 주최하고 있다. 같은 재일동포인 유도 국가대표 안창림을 뒷바라지 하는 후원자도 최 회장이다. 여자골프 박세리 인비테이셔널도 OK저축은행이 주최하는 대회다.

최윤 회장은 이러한 열정을 바탕으로 스포츠팀 후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아프로그룹은 6년 전엔 해체 위기에 놓였던 프로배구 남자부 드림식스의 네이밍 스폰서를 맡았다. 이후 드림식스를 우리카드가 인수해 위기를 넘겼고, 최윤 회장은 제7구단으로 OK저축은행을 새로 창단해 배구 붐 조성에 기여했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문제가 터졌다. OK저축은행이 직원들에게 소속 프로배구단의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이기면 수당을 주고, 지면 월급에서 기부를 하게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최윤 회장의 과도한 스포츠 사랑이 화를 자초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OK저축은행 측이 논란이 일고 있는 제도가 사측에서 배구에 대한 직원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됐다고 밝힌 대목은 이러한 지적에 힘을 실어준다.

실제로 OK저축은행은 스포츠와 연동된 프로모션도 적지 않다. OK저축은행은 여자프로농구단 네이밍 후원 기념으로 6개월 가입해 연 2.7%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특판을 최근 내놨다. 또한 프로배구 2018~19 V리그 개막을 맞아 연 2.2%를 제공하는 ‘중도해지OK정기예금 스파이크 데이(Day)’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OK저축은행 소속 배구단 경기가 진행되는 시간에 홈페이지에서 해당 상품을 신청하면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이러한 프로모션 상품은 배구가 번창하길 바라는 최윤 회장의 열정이 반영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연히 스포츠에 대한 최윤 회장의 열정은 문제가 아니다. 논란이 되는 대목은 OK저축은행 직원이라는 이유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쏟아야 하는 의무가 있느냐는 부분이다. 취지가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자칫하면 OK저축은행의 ‘갑질’로 비춰질 수 있는 건 이 때문이다.

OK저축은행 CI. [사진캡처=OK저축은행 홈페이지]

OK저축은행 측은 직원들의 동의서를 받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30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직장갑질 119 자문을 맡고 있는 권두섭 변호사는 "동의서가 있다 하더라도 전액불 지급 원칙 위반은 맞다"며 "원칙적으론 법령이나 단체협약 있어야 되는데, 공제하고 준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또한 권 변호사는 "노동자가 회사 장학회에 기부하기 위한 동의를 자발적으로 했다고 보긴 어렵지 않느냐"며 "회사에 다니는 노동자가 동의하는 걸 거부하긴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프로배구단이 이기면 대략 10만원의 승리 수당을 지급하고, 반대로 패배하면 회사 장학회로 3만원씩 월급에서 떼어가는 방식이다. 특히 두 시즌 전부터 OK저축은행 프로배구단이 리그 꼴찌로 추락하면서 직원들 불만은 더욱 커졌다.

보통 프로배구 경기가 한 달에 10번 안팎 열리는데, 전패를 하면 직원들이 월급에서 30만~60만원까지도 잃게 될 수 있는 구조다.

배구팀이 질 경우엔 매달 누적돼 월급에서 기부금 명목으로 원천징수됐는데, 이는 근로기준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OK저축은행 배구단이 이기고 지는 데 따라 수당과 기부금이 엇갈리는 논란으로 최윤 회장의 스포츠 사랑에 얼룩이 지는 것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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