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단독] 환경전문 강소기업 한기실업, GS건설은 상생이 아닌 '살생'의 갑질을 했다?!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11.01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GS건설의 ‘하도급 갑질’은 수년 동안 을의 처지일 수밖에 없는 우리를 괴롭혀 왔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경영 철학인 ‘상생’은 그야말로 ‘살생’이다.”

환경 전문 강소기업으로 인정받아 온 한기실업 박광진 대표의 첫 마디는 울분으로 넘쳤다.

지난달 25일 국감장서 GS건설의 갑질 충격으로 인해 ‘한쪽 눈이 실명 지경’에 이르렀다는 거산건설 대표의 눈물은 세간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데 이 뿐만이 아니었다.

1일 GS건설의 하도급 갑질에 대한 박광진 대표의 폭로는 통곡과 절규에 가까웠다.

박광진 한기실업 대표. [사진출처=한기실업 제공]

그 속내를 들어보면 이렇다.

1992년 설립한 한기실업은 자체 개발한 ‘미생물 탈취기(BIO-CAT)가 악취·휘발성 유기화합물 처리 분야 관련 특허는 물론 정부 각처로부터 다양한 인증을 받아 국내 환경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한해 매출액 100억~500억 원을 유지하면서 국내 환경 산업 분야서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아울러 2006년 11월 당시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고 자랑스러운 중소 기업인으로 선정되는 등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한기실업의 제품은 대부분 환경 건설현장에 설치되는 설비이기에 건설현장에 발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박광진 대표의 설명이다. 그렇게 도급 GS건설과 하도급 한기실업의 질긴 악연은 2008년 시작됐단다.

GS건설이 한기실업에 행한 갑질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단가 후려치기다. 박광진 대표는 “GS건설은 항상 도급 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쉬쉬하면서 자신들의 도급 금액에서 무조건 60% 정도 측정하고 여기서도 더 금액을 낮춰 하도급 업체들에 발주하는 갑질을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기업 갑질의 또 다른 유형인 ‘현금 결제 미루기’도 다반사로 이뤄졌다.

2015년 3월 준공된 중량물재생센터 고도처리 및 시설현대화 사업에서 40개월 공사기간이 연장돼 한기실업은 7억여 원 간접비를 GS건설에 청구 했으나 현재까지도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공사기간 연장에 한기실업의 귀책사유가 없다는 것이 박 대표의 주장이다.

같은 해 5월 공사를 완료한 부산남부공공하수처리시설 시설개선사업에서도 한기실업은 11개월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 인건비 2억여 원을 GS건설에 청구했으나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준공된 대전광역시 환경에너지 종합타운 조성 민간투자사업에서 GS건설은 공사의 설계변경, 물가변동에 따르는 증가 부분과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99억 원 가량의 간접비를 여전히 한기실업에 지급하지 않고 있다.

GS건설 하도급 갑질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다. 이번에는 ’일감몰아주기 의혹’이다.

GS건설은 2012년 11월 ‘경기 하남시 환경기초시설 현대화 및 공원조성 사업’에서 한기실업과 73억여 원의 환경 관련 설비공사 하청계약을 맺었다.

2015년 1월까지 진행된 이 공사에서 GS건설은 하도급 한기실업에 자신들이 직접 꼽은 GS네오텍과 A사 등 5개 업체를 지목해 재하청을 주도록 했다. GS건설은 한기실업을 통해 GS네오텍에 공사비 25억3550만원을, A사에는 33억5500만원을 지급했다.

GS건설. [사진=연합뉴스]

GS건설은 허창수 회장이 대주주이고, GS네오텍은 허창수 회장의 둘째 동생 허정수 회장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GS네오텍이 GS건설 등 GS그룹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을 늘려온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더구나 오너 일가 회사인 GS네오텍과 함께 재하청을 받은 A사의 경우도 GS건설 출신이 부사장으로 취업한 곳으로 그야말로 검은 유착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도급업체가 하도급업체에 자기가 지정하는 업체와 거래를 강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도 지켜지지 않은 대목이다.

또 한기실업은 GS건설 측의 ‘역발행 계산서’를 살펴 볼 때 GS건설이 GS네오텍 등에 지급한 공사비가 과연 적정했는지도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광진 대표는 “GS건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하고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했다”며 “GS건설이 관행적으로 작성하고 있는 역발행 계산서를 보면 적확하지 않은 돈이 결국 GS건설 비자금으로 흘러들어간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박광진 대표의 주장을 들어보면 자못 충격적이다.

GS건설이 GS네오텍 등이 어떤 공사를 맡았는지, 실제 공사를 했는지 등도 확인하지 못하게 했다거나 GS네오텍 등에 기술 능력이나 재정 상태 파악을 위한 자료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 거절당해 재하청 업체와 관련해 별다른 정보가 없었다는 주장이 그렇다.

또 계약금액을 조정하려 했으나 GS네오텍은 “윗선에서 결정됐으니 금액 조정에 응할 수 없다”고 거부했고, 견적서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이어 “GS건설에 항의하자 ‘한번 보고 안 볼 사이도 아닌데 그냥 시키는 대로 해라. 알면서 왜 그러느냐’고 했다. 허창수 회장의 동생 회사가 아니라면 가능한 일이겠느냐”며 박광진 대표가 분통을 터뜨린 것은 이 때문이다.

GS건설 측은 GS네오텍 등 재하청업체를 자신들이 지정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재하청업체로 지정한 이유와 관련해 “GS네오텍이 설계상 필수적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기실업이 해당 공사를 다 맡기에는 관련 면허도 다 갖추지 못하는 등 역량이 부족했고, 이런 내용은 한기실업과 사전에 합의했다. 공사비도 한기실업을 통해 지급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기실업 측이 억울함을 토로하는 지점은 여기에도 있다.

박광진 대표는 “설비 관련 면허는 다 갖추었다. GS건설이 수년째 거래를 해온 우리(한기실업)를 아무렇지도 않게 폄훼하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현재 한기실업은 이 같은 GS건설의 ‘하도급 갑질’ 행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 검찰에도 고소·고발한 상황이다. 하지만 박광진 대표는 공정위·검찰의 더딘 수사 진척으로 인해 ‘답답하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대기업이 하도급 업체의 공사비를 가로채거나 공사비를 주지 않고 질질 끌다가 공정위나 민사소송으로 몰고 가 결국 자금난에 시달리는 해당 하도급 업체를 고사시키는 고질적인 갑질 행태의 전형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실제 한기실업은 GS건설의 갑질로 인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업 손실만 무려 52억 원 누적됐고, 부채는 약 70억 원 증가했다. 여기다 채무까지 40억 원 이상 증가하면서 박광진 대표 사재까지 차입하는 식으로 회사를 유지해야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한기실업은 GS건설로부터 수백억 원대 공사비를 받지 못해 한기실업 산하 하도급업체들로부터 계좌 압류, 부동산 가압류 등을 당하면서 어려운 자금 운용으로 인해 회사 운영에도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처지다.

“GS건설이라는 기업이 뒤로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속임수와 갑질 그리고 불법 행위를 서슴지 않으면서 중소기업을 부도와 폐업의 사지로 몰아가는 것이 과연 사람 사는 세상입니까? 기회가 평등한 겁니까? 과정이 공정한 겁니까?”

박광진 대표가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진정으로 묻고 싶은 골자다. 하지만 그 누구도 답하지 않는 막막한 현실에서 박 대표의 속만 시커멓게 타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