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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GS건설 토사구팽 갑(甲)질 폭로' 한기실업 이번에는 '녹취록' 공개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8.11.0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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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장두노미(藏頭露尾)는 ‘머리는 숨겼으나 꼬리는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진실을 숨기려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가 이미 드러나 보인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갑(甲)질 여부를 놓고 뜨겁게 공방 중인 GS건설(대표이사 임병용)과 한기실업(대표 박광진), 어느 곳이 ‘장두노미 형국’일까?

5일 한기실업이 '토사구팽 갑질'을 당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업다운뉴스는 지난 1일 GS건설-한기실업 간 하도급 구조에서 벌어진 GS건설의 갑질 정황을 보도(환경전문 강소기업 한기실업, GS건설은 상생이 아닌 '살생'의 갑질을 했다?!)한 바 있는데, 이런 정황이 사실임을 뒷받침할만한 ‘녹취록’이 공개된 것.

GS건설. [사진=연합뉴스]

GS건설-한기실업의 하도급 관계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만 9년 가까이 이어졌고, 총 4개의 공사 현장에서 이해타산이 얽히면서 점점 더 갈등이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GS건설이 그 속내야 어떻든 한기실업을 인정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광진 한기실업 대표가 GS건설 대신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환경 관련 공사를 따낸 공로를 인정하는 대목이 나오기 때문이다.

2014년 오후 2시 박광진 대표와 GS건설 측에서는 박 모 GS건설 토목 상무, 유 모 GS건설 토목 전무, 노 모 GS건설 전 환경총괄 전무가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모였다.

녹취록에 따르면 노 모 GS건설 전 환경총괄 전무는 그 자리서 “대전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재부에 그걸 예산승인을 못 받아가지고 했는데, 그거 자체가 말 한마디 가지고 풀리는 건 아니잖아. 그건 인정을 해야 돼요”라면서 지난 2월 준공된 대전광역시 환경에너지 종합타운 조성 민간투자사업 수주에 기여한 박광진 대표의 공로를 인정하고 있다.

함께 자리했던 유 모 GS건설 토목 전무도 “아 그거 우리 인정 안 하는 건 아니지. 다 인정한다니까”라고 맞장구치고 있다.

한데 현재 환경설비 제조회사 한기실업은 GS건설 허창수 회장과 임병용 사장, 허명수 전 사장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상 사기 및 업무상 배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상 분식회계,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김종범)에 고소·고발하는 등 왜 이렇게 골이 깊어졌을까.

한기실업은 “GS건설이 우월적 지위에 있음을 악용해 갑질을 일삼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한기실업 3층 회의실 녹취록에 따르면 손 모 GS건설 현장소장은 사실상 GS건설의 ‘도급가 후려치기’ 행태를 인정하고 있어 충격을 더한다. GS건설 측에서는 이 모 GS건설 안동현장 본부장과 손 모 현장소장이 자리에 참석했다.

손 모 현장소장은 “236억 스코프(범위)에 대한 저희 실행을 다 보여줬어요. 그때 우리 실행이 60%가 세이브 되는 실행이었습니다. 근데 실행이라는 거 현장이 갖고 나오는 원가잖아요. 자, 도급이 얼마인데 여기서 이 현장은 얼마에 했다라고 본사에서 현장으로 내려온, 확정해서 가져오는. 소장은 이거 생명처럼 지켜야 돼요.”라고 언급한다.

그러자 박광진 대표는 “자! 참, 소장님 지금 그 말을 제가 듣고 싶었어요. 어느 현장이나 그렇죠? 100원짜리면 60%에 하겠다. 70%에 하겠다. 소장의 스코프가 있죠? 그죠?”라고 묻고 손모 현장소장은 “네”라고 짧게 대답한다.

박광진 대표는 “GS(건설)는 어떤 회사길래, 그래 경쟁 입찰하면 4차, 5차까지 입찰을 봅니까?”라고 또 묻자 손 모 현장소장은 “예산을 지켜야 되니까”라고 말한다.

지난 9월 19일 박광진 대표와 이 모 GS건설 안동현장 본부장 간 통화 녹취록을 보면 GS건설이 한기실업에 압력을 가한 정황까지 드러난다.

박광진 대표가 “정 모 본부장님이 그런 애길 나한테 하면 되겠느냐, 뭐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그게 말이 되는 얘기냐?”고 항변 하 듯 묻자 이 모 본부장은 “아니, 더 이상 이제 좀 그렇게 하지 말자고 하는 얘기지”라면서 “공갈은 아니고”라고 말끝을 흐린다.

GS건설 측이 ‘더 이상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언급한 것을 은연 중 인정한 셈이다.

박광진 대표는 GS건설의 ‘비자금 의혹’도 제기한다.

한기실업이 낸 고소장에 따르면 GS건설은 2012년 ‘하남시 환경 기초시설 현대화 및 공원조성사업’과 관련 한기실업과 설비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한데 GS건설은 악취처리설비 등 5개 공사를 자신이 지목한 GS네오텍, 서흥인테크 등 5개사에 넘기고, 공사비는 GS건설로부터 받는 즉시 곧바로 재하청 업체에 송금하라고 한기실업에 요구했다.

GS네오텍은 허창수 GS건설 대표이사 회장의 둘째 동생인 허정수 회장이 지분 99.05%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서흥인테크 현 부사장의 경우 GS건설 임원 출신이다.

비자금 의혹은 이 과정에서 GS건설 측이 작성한 ‘역발행 계산서’에서 불거지고 있다고 한기실업 측은 주장하고 있다. 한기실업 납품계약서 상의 계약물품 내역에는 구매안전관리비가 3119만 원으로 기재돼 있지만, GS건설이 한기실업으로 역발행한 계산서에는 총 6차례 걸쳐 구매안전관리비 품목으로 18억4427만 원이 지급됐다.

안전관리비란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사람들의 안전과 안전시설 설치 등에 지출한 비용을 뜻하는데, 이처럼 같은 품목에 대해 금액이 60배 이상 벌어지고 있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장공사, 지게차 품목 등 다른 항목들도 GS건설이 역발행한 계산서와 한기실업 계약내역 금액을 비교하면 적게는 2000만 원, 많게는 5억 원가량 차이가 난다.

박광진 대표가 “GS건설은 세금계산서를 하청업체에 직접 (역발행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 뒤 “GS건설은 한기실업 명의만 빌려 직접 GS네오텍 등에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이라며 “부풀려진 공사비 등은 GS그룹 총수일가의 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GS건설 측은 비자금 의혹 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갑질을 둘러싸고 대기업 GS건설과 중소기업 한기실업 간 갈등이 법정 소송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그 진실이 무엇인지 세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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