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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난 분노...10대 신도들에 '그루밍 성폭력' 목사 처벌요구, 국민청원 울리다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18.11.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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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최근 인천 한 교회의 청년부 목사가 10대 여성 신도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이른바 ‘그루밍 성폭력’ 피해가 드러나면서 사회적 공분을 부르는 가운데 이 사역자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국민청원에 모이고 있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그루밍 성폭력’과 관련해 '인천 ***교회 김**, 김** 목사를 처벌해주십시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와 ‘깨어난 분노’에 공감하는 동의가 이어지고 있다.

10대 신도들에게 '그루밍 성폭력'을 가한 인천 한 교회의 청년부 목사. [사진=연합뉴스]

성폭력 피해자 측 인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인천 모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 김모 목사는 전도사 시절부터 지난 10년간 자신이 담당한 중고등부와 청년부 여자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형태의 성범죄를 저질러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용기를 낸 피해 여자아이들은 모두 5명이지만 피해 아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어림잡아 피해자가 최소 26명이나 된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담임목사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자기 아들의 성범죄 사실을 덮기 위해 피해 아이들을 이단으로 몰았으며 교인들을 통해 회유하거나 외압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김 목사의 그루밍 성범죄가 있던 때 피해 아이들은 미성년 시기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담임 목사는 노회를 통해 (아들인) 김 목사를 제명 처리하였으나 '제명' 처리되면 목사 '면직'이 아니라 이후에도 목사 활동을 다시 할 수 있다"며 "다시는 이렇게 파렴치한 자들이 목사 신분으로 성범죄와 악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목사직을 꼭 박탈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피해자에게 성적 가해를 하는 것을 뜻한다.

아이들은 모두 20대 초반의 성인이 돼 증거 자료가 불충분하고 미성년 법에 해당하지 않아 법적으로는 혼인빙자 간음과 위계에 의한 성폭행 외에는 달리 처벌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이 청원 글에는 7일 오전 11시 현재 8000명 넘게 동의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고 밝힌 인천 교회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 4명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루밍 성폭력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전날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인천 교회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들이 직접 나서 “저희는 수년간 그루밍 성폭행을 지속적으로 당했다”며 “저희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할 뿐, 또 그 사역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로부터 그루밍 성폭력 피해를 봤다는 여성들과 이들을 대변하는 목사들은 이날 고발 회견을 통해 "김 목사가 청년부와 청소년부를 담당하면서 미성년자인 여성 신도에게 '사랑한다'라거나 '결혼하고 싶다'고 하며 연인관계처럼 만나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며 미성년인 저희를 길들였고, 사랑한다거나 결혼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그루밍 성폭력‘의 한 피해자는 "거부할 때마다 나를 사랑하고 그런 감정도 처음이라고 했다"며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거짓말을 할까라는 생각에 김 목사를 믿었다"고 말했다.

이들 피해자를 돕고 있는 정혜민 목사는 "아이들은 믿고 의지하는 사역자가 그렇게 다가왔을 때 거부하기 쉽지 않았고, 오랫동안 사랑이라고 믿고 정말 결혼할 사이라고 믿고 비밀을 지킨 것"이라며 "그런데 같은 시기에 여러 아이를 동시다발적으로 만났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김 목사에게 성 상담 치료를 받고, 목사직을 영구적으로 그만둘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 목사는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은 채 지난해 말 잠적했고, 현재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목사는 지난해 피해자들과 면담에서는 잘못을 시인하기도 했다. KBS 보도에 따르면 김 목사는 “진짜 괴로웠어요. 믿어줄지 안 믿어줄지 모르겠지만 다 내가 잘못한 거 맞습니다. 죄책감이 심하고”라고 말한 바 있다.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 측은 김 목사 부자의 목사직 사임과 공개 사과, 해당 교회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교단 헌법에 성폭력 처벌 규정 명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고소가 접수되는 대로 ‘그루밍 성폭력’ 관련 사건을 본격적으로 수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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