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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팀 킴' 호소에 '갑질 의혹' 특별감사, '영미 신드롬'의 그늘은 걷힐까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18.11.0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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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올봄 평창에서 희망스톤을 굴리며 국민의 가슴을 울렸던 ‘영미 신드롬’과 은빛 신화가 ‘갑질’ 의혹 속에 신기루로 돌아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영미 영미”를 외치며 한국 컬링 사상 최초 메달인 은메달을 획득해 ‘컬벤져스’ 열풍을 일으켰던 ‘팀 킴’ 선수들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김민정·장반석 감독 등 경북체육회 컬링지도자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호소하고 나서면서다.

평창의 은메달 주역인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대표팀 ‘팀 킴’(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은 지난 6일 대한체육회, 경북체육회, 의성군 등에 호소문을 보냈다고 8일 밝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벤져스'로서 활약을 펼친 여자컬링 대표팀 '팀 킴'이 경북체육회 컬링지도자들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한국 컬링의 대부격인 김경두 전 부회장과 두 감독에게 “욕설과 폭언도 자주 들어 모욕감을 느꼈고 선수들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각종 포상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의혹을 제기해 충격파를 던졌다.

김경두 전 부회장은 의성에 한국 최초 컬링전용경기장을 건립해 의성을 ‘컬링의 메카’로 만든 개척자다. 그의 딸인 김민정 감독은 평창올림픽 여자컬링 대표팀 감독으로 ‘팀 킴’과 은메달을 일궈냈다. 장반석 감독은 김 감독의 남편이자 평창올림픽에서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 ‘팀 킴’ 5가지 호소

'팀 킴'은 호소문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무너진 팀의 상황을 전하며 컬링계 내부적인 문제 등 5가지 의혹과 문제를 제기했다.

우선 ‘팀 사유화’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선수들은 “김은정 선수가 올림픽 이후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감독단에서 꺼렸다”고 설명했다. 컬링팀은 스킵 이름을 따서 이름을 정하는 게 국제적인 관행이나, 일부 언론에서 팀을 ‘김은정 팀’이라고 칭하자 감독단이 선수들을 질책하기도 했다는 입장이다.

여자컬링 대표팀 '팀 킴'이 지도자들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호소해 논란에 휩싸이게 된 김민정 감독(왼쪽). [사진=연합뉴스]

‘팀 킴’은 “김민정 감독이 훈련에 자주 불참했고 선수들의 훈련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감독의 자질’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당초 김민정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부상당한 김초희를 대신해 선수로 뛰려고 했다고도 주장했다.

또한 개인 소셜 미디어(SNS) 사용 금지, 폭언 등으로 ‘인권 침해’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연맹, 의성군과 불화 조성' 의혹도 제기했다. 팀 킴은 감독단이 대한컬링연맹, 의성군 등과 관계가 좋지 않다며 의도적으로 "선수와 연맹의 불화를 조성했다", "의성군을 깎아내리는 발언도 지속해서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금전 문제도 제기했다. ‘팀 킴’은 “2015년부터 상금을 획득할 목적으로 전 세계 컬링투어대회에 출전을 많이 했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 선수들이 기억하기로는 2015년에만 국제대회에서 6000만원 이상의 상금을 획득했고, 그 이후로도 여러 차례 상금을 획득했지만, 제대로 상금을 배분한 적이 없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평창올림픽 이후 여러 축하행사, 시상식에 참석했고 선수들에 대한 격려금 등이 전단 될 것을 나중에 알게 됐지만 아직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8일 SBS와 인터뷰를 통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이 욕설을 했다고 밝힌 '팀 킴'의 김영미(왼쪽에서 네 번째). [사진=연합뉴스]

이밖에도 ‘팀 킴’의 김영미는 8일 SBS와 인터뷰에서 김경두 전 부회장이 “'X 같은 X'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제 앞에서 같은 선수를 욕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었다”고 폭로했다.

‘팀 킴’은 지난 8월 열린 ‘포스트 올림픽’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출전하지 말라고 지시받았고, 그에 따라 아무런 훈련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컬링팀 발전과는 상관없이,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이) 대한컬링연맹과 사적인 불화 속에서 우리를 이용하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팀 킴’의 이같은 주장과 관련해 장반석 감독은 9일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다. 장 감독은 “김경두 전 연맹 부회장의 말투가 거칠지언정 욕설까지는 하지 않는다. 상금은 투어 참가비와 외국인 코치 비용, 장비 등에 사용됐다. 상금이 이체되는 통장 명의만 김경두 전 부회장이지 팀 공용 통장이었다”라고 반박했다.

여자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이 갑질을 당했다는 호소에 서로 등돌린 연맹‧감독‧선수인 가운데 결국 컬링 특정감사를 실시하게 된 상황. [사진=연합뉴스]

# 문체부-체육회 합동 특정감사 ‘무광용 원칙’

‘팀 킴’의 폭로 충격파가 커지고 진실공방이 이어지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9일 합동으로 컬링 특정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체육회는 부당대우 의혹과 관련한 전 여자컬링 국가대표 선수들의 호소문을 전날 접수했고 문체부와 합동으로 컬링 특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문체부와 체육회는 호소문에 제기된 내용을 토대로 선수 인권 보호, 훈련 관리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회계 부정, 선수 포상금 착복 등 모든 부분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관용 원칙에 따라 검찰 고발 등 강력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도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팀 킴’ 폭로에 대한 진상조사 필요성을 묻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바로 감사를 실시해서 철저히 밝히고 엄중히 처리하겠다”며 “행사 사례비를 어떻게 집행했는지를 포함해 부당한 대우라든가 폭언 등 부분도 확실히 밝혀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안민석 문체위원장도 “여자컬링 국가대표들의 용기를 높이 평가한다”며 “국가대표를 욕하거나 때리는 것은 국민을 욕하는 것과 다름없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이 이런 인권유린 상태에 처하는 것은 20대 국회에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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