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일본 닛산자동차가 이사회를 통해 소득 축소신고 등의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카를로스 곤(64) 회장의 회장직 해임안을 처리했다. 이로서 '재건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카를로스 곤 체제는 19년 만에 막을 내렸다.

NHK 등 일본 언론은 닛산자동차가 22일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곤 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곤 회장이 일본 검찰에 체포된 지 사흘 만에 해임이 결정되면서 19년간 이어진 '곤 체제'가 막을 내렸다.

NHK는 이사회가 약 4시간에 걸친 회의 후 만장일치로 곤 회장의 해임을 결정했으며 이사회 7명 중 2명은 르노 출신이었지만 반대 의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곤 회장과 함께 체포됐던 그레그 켈리(62) 대표이사 역시 대표권을 상실했다.

닛산은 회장에 이어 이사직 해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역시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고, 후임 회장은 오는 12월 이사회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합의 한 축인 닛산·르노·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미쓰비시자동차는 오는 26일 이사회를 소집해 곤 회장의 해임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1999년 프랑스 르노자동차에서 경영위기에 빠진 닛산으로 파견된 카를로스 곤은 지분 교환 및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만들어내며 '재건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이후 미쓰비시 자동차를 인수해 3사 연합을 통해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수 천 60만대를 기록하는 등 세계 2위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19년간 닛산을 지배해 왔던 곤 회장이 불명예 퇴장을 하며 르노와 닛산의 동맹관계에도 영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는 "닛산·르노 동맹의 실권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총괄회사 '르노·닛산B·Y'가 가지고 있다. 양사가 절반씩 출자를 하지만, 총괄회사인 '르노·닛산B·Y'의 사장은 르노의 CEO가 맡도록 되어 있다"며 "3사 연합이 회의체를 운영하지만 실 결정권은 곤 회장이 쥐고 있다. 르노에 유리한 곤 회장의 경영 판단으로 닛산 내부에 불만의 소리가 컸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 또한 닛산 내부에선 르노가 인사와 경영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현재 르노는 닛산 지분 43.4%를 갖고 있고 닛산은 르노 주식 15%와 미쓰비시자동차 주식 35%를 보유해 교차지분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불균형적 지분 보유로 르노와 달리 닛산은 르노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곤 회장 해임 연합체의 주도권 싸움이 지배구조에 변화를 유발할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