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상래 기자] 농심은 웃었지만 국민은 불편했다.
농심이 중국 최대 쇼핑축제 광군제에서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맘고생이 적지 않았던 농심 신동원 부회장에겐 더할 나위 없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신라면, 안성탕면으로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토종 브랜드 농심의 이같은 성과의 한켠에서는 탐탁지 않은 시선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농심이 일본 전범기업과 공동사업을 추진한다는 불편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내 라면업계 부동의 1위 농심 신동원 부회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광군제 기간인 지난 11일 중국 온라인 쇼핑물 타오바오몰에서 500만 위안(72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매출액은 지난해 광군제 매출액보다 25% 늘어난 실적이다.
이같은 매출 증대를 두고 한국적인 맛을 내세운 농심의 전략이 중국 젊은 소비자들의 기호에 적절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 스타일을 내세워 중국 광군제서 매출 신기록을 기록한 농심은 아이러니하게 국내에선 일본 전범기업과 공동사업을 추진해 국민정서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심이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전범기업은 아지노모토(味の素)라는 일본 식품업체다. 이 업체는 2012년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이 발표한 전범기업 명단에 포함됐다.
농심이 일본 전범기업과 공동사업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지만 농심 측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농심 측은 이 일본 전범기업과 비즈니스 관계라는 이유로 추후 어떻게 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농심이 굳이 일본 전범기업과 공동사업을 추진하면서까지 매출에 매달려야 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농심이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에서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 국내 라면시장 시장점유율은 2016년 56.55%, 지난해 56.1%, 올해 2분기 52.9%로 나타났다. 시장 절반이 넘는 압도적 점유율이다. 일각서 농심이 라면시장을 과점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농심의 속사정을 살펴보면 농심이 국민정서보다 ‘비즈니스’에 무게중심이 쏠리는 배경이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그 배경엔 저조한 농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농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09억원으로 19.4%, 당기순이익은 397억원으로 12.8% 각각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