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미세먼지를 입으로 마실 때보다 코로 흡입할 때 인체에 더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와 함께 미세먼지가 우리 몸 어디에, 얼마만큼 축적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생명공학연구부 전종호 박사 연구팀은 28일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미세먼지 체내 분포를 영상화하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화석연료를 태우거나, 공장·자동차의 매연을 통해 발생하는 먼지 가운데 입자 지름이 10μm(마이크로미터. 1μm=100만분의 1m) 이하인 먼지를 지칭하는 미세먼지는 호흡기를 거쳐 폐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통해 체내 전체로 이동한다.
미세먼지는 천식이나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을수록 독성이 커지고 체내 장기 분포가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지름의 약 1/5~1/7에 해당해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었다. 이에 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은 방사성동위원소(RI)와 생명체학의 특성을 융합해 체내 유입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진이 쥐에 미세먼지를 투입한 뒤 핵의학 영상장비로 장기 내 미세먼지 표준물질(DEP) 축적량과 장기 상태를 촬영한 결과 코를 통해 기도로 흡입된 미세먼지는 60%가량 폐에 축적됐으며 미세먼지가 몸 밖으로 배출되는데 7일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의 입을 통해 식도로 유입된 미세먼지는 이틀 만에 몸 밖으로 배출됐으며 이동 중 다른 장기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 흡입된 미세먼지는 기도를 거쳐 체내에 쌓였으며 이틀 뒤에도 60%가량이 폐에서 검출됐으며 배출 과정 중 소량의 DEP이 간과 신장 등 일부 다른 장기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미세먼지 체내 분포를 영상화한 분자영상기술은 체내 미세먼지의 실시간 축적량과 움직임, 배출 상태를 살아있는 실험체에서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종호 박사는 "핵의학 영상 기술을 활용해 체내 미세먼지 분포도와 동적 특성을 체계적으로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다양한 질환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