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신규계약 20% 1년내 해지, ‘수수료 유혹’ 작성계약 탓...보험료 상승 요인

2019-10-09     강한결 기자

[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보험 신규계약 5건 중 1건은 1년도 안 돼 해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설계사들이 수수료를 목적으로 가짜 계약을 맺는 이른바 '작성계약'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보험계약 1년 유지율은 생명보험 평균 80%, 손해보험 82%로 집계됐다.

상품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수수료율이 높은 상품은 계약유지율이 70%대로 떨어졌다.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해 판매된 상품 중에는 1년이 지나고부터는 계약유지율이 50%도 못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보험 계약 10건 중 5건 이상이 1년이 지난 뒤부터 해지된다는 의미다.

보험 설계사들이 수수료를 목적으로 가짜 계약을 맺는 이른바 '작성계약'으로 ] 보험 신규계약 5건 중 1건은 1년도 안 돼 해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보험 계약유지율이 저조한 배경에는 실적 압박 등으로 인한 설계사들의 작성계약 관행이 있다. 일부 설계사들은 본인이나 지인 명의로 가짜계약을 체결한 후 보험료를 대납하다가, 해지시 수령액(모집 수수료+중도해지환급금)이 납입보험료보다 많아지는 시점인 통상 계약 후 7∼8개월이 지나고는 계약을 고의로 해지하곤 한다.

보험사는 GA 소속 설계사들에게 계약 첫해에 수수료 총액의 70∼93%(월보험료의 14∼20배 수준)를 몰아주고 있는데, 이런 수수료 몰아주기가 작성계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행위는 사실상 실명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보험업법에 어긋난다. 또 보험사에는 수익률 악화로, 소비자에게는 보험료 상승 요인으로 돌아온다.

금융당국은 2021년 시행을 목표로 보험가입 1차년도에 지급한 모집수수료와 해약환급금의 합계액이 납입보험료 총액(월납입 보험료의 12배)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개정안 적용 전에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개정안은 수수료 총액을 축소하는 게 아니라 1차년도에 지급할 금액만 줄이는 것이라 계약 후 1년이 지나면 또 똑같은 작성계약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모집수수료의 분급(수수료 총액을 3년간 균등하게 지급) 체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