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과의 낙엽 활엽 교목. 학명은 Prunus mume Siebold & Zucc. for. mume봄, 강이 흐릅니다. 물비늘 반짝이며 섬진강이 흐릅니다. 낙동강이 흐릅니다. 강바람이 붑니다. 산 위에서 불던 봄바람이 어느새 강으로 옮겨왔나 봅니다. 강바람에 연분홍 치마가 흩날립니다. 흩날리는 건 곱디고운 연분홍 치마만이 아닙니다. 봄꽃 잎이 강바람에 우수수 치솟았다가 물 위에 내려앉습니다. 순백의 꽃잎이 있는가 하면 연분홍도, 진홍색 꽃잎도 눈에 들어옵니다. 꽃잎이 날리면서 덩달아 꽃향기가 흩날립니다.
현대 사회학에서 불평등 또는 사회변동 주제를 논할 때 동원되는 주요 관점 중 하나가 갈등론이다. 개념을 한마디로 정리하긴 어렵지만, 정책개발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갈등론은 사회구조 개혁을 제1 과제로 삼으려는 견해다. ‘태백산맥’ 등 조정래의 소설에 종종 등장하는 “하늘과 땅이 맞붙어 다글다글 맷돌질이나 했으면 좋겠다.”라는 민초들의 푸념은 갈등론적 시각의 한 단면을 드러낸다. 세상을 리셋하지 않으면 공정한 사회 구현이 어렵다는 생각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한동안 자주 들렸던 “이게 나라냐?” 하는 한탄
한 달에 책 한 권을 사지 않는다. 통계청의 '2016 가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가 지출한 도서구입비는 월 평균 1만5335원으로, 지난해 신간 단행본 평균 정가 1만8108원과 견줘보면 그렇다. 도서구입비 감소는 6년 연속 역대 최저치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책 안 사보는 풍조는 독서율 감소에서도 잘 드러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최근 격년제 조사통계인 '2015 국민 독서실태'에 따르면 1년간 성인 중 한 권이라도 일반 도서를 읽는 비율인 독서율이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춘삼월(春三月)입니다. 바람이 붑니다. 봄바람이 붑니다. 그 옛날 노총각 호밋자루 내던지고 콧노래 흥얼거리게 했던 봄바람이 붑니다. 앵두나무 우물에서 물 긷던 동네 처녀 물동이 내던지고 산으로 들로 내닫게 했던 봄바람이 붑니다. 그 봄바람 따라 산과 들의 풀, 나무들도 엉덩이 들썩이며 덩달아 바람이 납니다. 가장 먼저 봄바람을 탄 건 바로 바람꽃들입니다. 그중에서도 변산바람꽃(학명 Eranthis byunsanensis B.Y.Sun)이 일등입니다. 이미 보름여 전인 2월 중순 ‘변산바람꽃’이란 이름을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이 얼마전 서울중앙지검에 슬그머니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6월 대우조선해양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부총재로 있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휴직계를 내고 해외로 잠적한 지 8개월만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낙하산 인사인 그는 검찰 수사를 피해 유럽·미국 등을 돌면서 도피생활을 하다 지난 2월 중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동안 변호사를 선임해 치밀하게 법적 대응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 그가 탄핵 정국 와중에 검찰에 출두한 속셈은 불문가지다. 탄핵안을 둘러싸고 온 나라가 정신이 없는 틈을
불가(佛家)의 윤회사상은 윤리를 기본 바탕으로 삼는다. 불교식 윤리의 작동 원리는 상선벌악(賞善罰惡)이다. 모든게 인과응보의 법칙에 따라 움직일 때 세상사는 공정해지고 정의로워지며 예측 가능해진다. 그 기본틀은 모든 사유와 도덕이 이성을 기반으로 이뤄진다는 서양의 이성철학과 궤를 같이한다. 그같은 원리가 응축돼 만들어진 것이 세속의 법이다. 법은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서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적용된다.법도 진화 과정을 겪는다. 법의 진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는 갈등이 일기 마련이다. 기존의 것을 보다 오래 유지하려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의 리허설인 테스트 이벤트가 한창이다. 종목별로 월드스타들이 출동해 미리 보는 올림픽으로서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점검하고 있는 가운데 평창 드림을 꿈꾸는 한국 대표선수들도 이 같은 프레올림픽은 물론 동계아시안게임, 월드컵 등 각종 국제무대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이 화룡점정하는 글로벌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서 기대하는 성적은 금 8, 은 4, 동메달 8개로 종합 4위. 그 목표를 달성하고 동계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해 가동되고 있는 '평창 프로젝트'에는 귀화 전략이 포함돼 있다.
정치인들이 우르르 군산으로 몰려간다. 특히 대선 주자들이 경쟁적으로 달려가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은 결코 안 된다며 압박한다. 현대중공업이 조선업 불황으로 일감이 떨어져 하반기부터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을 ‘철회’하도록 하기 위해서다.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4일 군산시로 달려가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반대!’라는 피켓을 들었다. 안 전 대표는 “군산조선소 폐쇄를 앞장서서 막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는 13일 군산시청을 방문해 “무조건 군산조선소 존치를 정해놓고 현대중공업과 담판을 해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Hepatica asiatica Nakai.자연은 부지런합니다. 풀과 나무들은 부지런합니다. 여전히 외투의 깃을 올리고, 저 멀리 흰 눈이 쌓인 산을 바라보며 언제 봄이 오나, 언제나 봄이 오나 되뇌는 사이, 이미 봄꽃은 피어나고 있습니다.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게 아니라 꽃이 피니 봄은 저절로 따라오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봄꽃은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부지런히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1월 초순부터 제주도 들녘 곳곳에는 수선화가
진달래과의 상록소관목, 학명은 Rhododendron lapponicum subsp. parvifolium var. alpinu (Glehn) T.Yamaz.해발 2,750m 백두산. 한반도의 지붕인 그곳은 지금 초속 40m의 강풍이 불고 기온이 섭씨 영하 30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남한의 웬만한 곳에선 체험하기조차 힘든 혹한이 몰아치고 있을 겁니다. 칼바람이 불고 기온만 낮은 게 아니라 천지를 비롯해 거의 모든 봉우리가 잔뜩 흰 눈에 뒤덮여 있겠지요. 높은 산을 뒤덮고 있는 눈, 바로 이 눈 덕분에 백두산 고원 지대에 자라는 식물
그 정도에서 멈춘게 그나마 다행이다. 대통령 선거 출마를 포기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야기다. 반기문의 대선 불출마는 그가 대선에 출마했을 때, 또는 당선됐을 때 대한민국이 치러야 할 엄청난 기회비용을 아껴주었다. 그에 비하면 짧은 기간 동안 대권 도전을 향한 행보를 취함으로써 날려버린 매몰비용은 아무 것도 아니다. 반기문은 대권 도전을 포기하는 순간 비로소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으로 되돌아왔다. 20일간의 대권 가도 행보 중 찰과상을 입긴 했지만 그의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의 귀환은 반가운 사건이다. ‘온전히 상처받지 않
욜로(Yolo). 요즘 젊은 층에서 부쩍 늘었다는 인사다.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배낭족들이 오며가며 '굿럭' 대신 주고받는 인사 정도로 알았으나 일상에서도 인사말이 되고 있다. 'You Only Live Once', 한 번뿐인 인생으로 읽혀지는 이 신조 약어는 국내에서 어느새 새로운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다가왔다.새해 들어 케이블방송 tvN이 신설한 정보쇼 '트렌더스'는 올해 유행할 라이프 스타일과 트렌드를 예측하면서 욜로를 주목했다. 소비자학자 김난도
서민물가의 상승세가 무섭다. 통계청이 내놓은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아우성이 공연한 엄살이 아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2% 올랐다. 2012년 10월(2.1%)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연속 1% 이상씩 올랐다. 식품 등 서민물가는 전년보다 2.4% 오르며 2012년 2월(2.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반면 통계청 가계수지 통계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3분기 월평균 소득은 1년 전에 비해 0.65% 증가에 그쳤다. 이 정도
마르크스와 그 추종자들이 예언한 종말론은 반 쯤은 맞았고 반 쯤은 틀렸다. 그들은 일찍이 자본주의 사회가 빈부격차 심화와 빈곤의 고착화로 인해 제풀에 무너질 것이라고 예단했다. 경제적 불평등과 빈곤의 상시화, 일반화는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능력주의 가치마저도 훼손할 것이라는게 그들의 예상이었다.그같은 예상의 논거 중 하나는 자본의 수익률이 노동 소득률을 앞서가는 상황의 구현이었다. 실제로 돈이 돈을 버는 세상에서는 금전적 기반이 없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는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그 다음에 나타나기 쉬운 것이 빈곤층 서민들의 자포
"오프사이드가 없는 축구라고? 그건 축구가 아니고 아예 다른 스포츠다.” 축구종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의 클로드 퓌엘 감독은 연초부터 국제축구계에 논란을 부른 오프사이드 폐지 검토 움직임에 이렇게 일침을 가했다.1980~1990년대 AC밀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네덜란드 공격스타 마르코 판바스턴이 지난해 9월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개발위원회 책임자로 임명된 뒤 마련해낸 규칙개정 시안들 중 오프사이드 폐지가 논란을 부르고 있다. 오프사이드 폐지 외에 승부차기 대신 25m 거리에서 8초 동안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20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그는 이날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내놓고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폐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오늘부터 새로운 비전이 미국을 지배한다. ‘미국 우선주의’다. 무역·세금·이민·외교 정책의 모든 결정은 미국 노동자와 가정이 혜택을 누리도록 이뤄진다. 우리의 물건을 만들고 우리의 회사를 훔치며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는
난초과의 늘 푸른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Sarcochilus japonicus (Rchb.f.) Miq.가만 들여다보기만 해도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해주는 꽃이 있습니다. 어지러웠던 마음이 정리·정돈되고, 혹여 분수에 넘치는 작은 욕심이라도 남아있다면 그 또한 눈 녹듯 사라지게 해주는 그런 야생 난초가 있습니다.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미소 같은 꽃,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날 풀밭 위를 하늘하늘 날아다니는 노랑나비를 닮은 듯 맑고 환한 꽃입니다. 스스로 그토록 해맑고 또 보는 이도 맑고 밝게 만들어주건만, 정작 사람들의 어리석은 욕심으
바늘꽃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Epilobium angustifolium L.차창 밖에는 눈보라가 휘몰아칩니다. 철커덕거리며 열차가 달리는 선로를 제외한 벌판에는 이미 눈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9,288km를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겨울의 그 열차는 우리가 머릿속으로 그려온 ‘동토(凍土)의 왕국’을 달리는 설국열차(雪國列車)임에 틀림없지만, 한여름에는 이제껏 보지 못한 천상(天上)의 화원(花原)을 달리는 꿈의 열차로 일대 변신하며 야생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겐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시베리아
2001년 6월 10일, 필자는 일본 요코하마 종합경기장에 있었다.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을 1년 앞두고 리허설을 겸해 열린 2001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결승 진출국이 일본과 프랑스였던 만큼 그 날 저녁 요코하마 경기장 주변은 인파로 북적였다. 일본이 당시 세계 최강이던 프랑스와 미니 월드컵으로 불리던 컨페드컵 대회 우승을 다투게 됐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인파에 부대끼는데다 도쿄만(灣)에서 신요코하마 쪽으로 밀려오는 비릿하고 후텁지근한 공기가 불쾌지수를 높였지만, 일본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에 따른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새해 벽두까지 살처분된 닭·오리 등 가금류가 30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역대 최악인 2014년의 가금류 살처분(1446만 마리)보다 배나 더 많다.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역대 최고 속도의 AI 확산과 경제적 피해’ 보고서에 따르면 AI 감염으로 닭 사육농가가 키우는 닭의 20%인 3305만 마리가 살처분되면 피해액은 1조원에 육박한다. 살처분·생산감소 등 농가피해 3342억원, 정부지출 2374억원, 사료산업 5억원, 육류·육가공업 3709억원,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