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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인상’ vs ‘4.2% 삭감’...2020년 최저임금 평행선 대립, 노사 수정안 요구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19.07.0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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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2020년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노사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충돌하면서 밤샘 협상에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노사에 각각 수정안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경영계는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4.2% 인하한 시급 8000원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사용자 측에서 최저임금 인하를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한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다.

이는 앞서 노동계가 올해보다 19.8% 인상된 시급 1만원을 요구한 것과 큰 격차를 보여 노사 간의 2020년 최저임금 합의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원회는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모처럼 노동계와 경영계가 모두 참석한 제8차 전원회의를 통해 날짜를 넘겨 차수(9차)를 변경해가면서까지 9시간 동안 결론 도출을 모색했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사용자 위원들은 지난달 26일 업종별 차등적용 부결에 반발해 퇴장한 후 7일 만에 복귀하면서 이날 회의에는 근로자위원 8명, 사용자위원 7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4명이 참석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석한 경영계는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4.2% 인하한 시급 8000원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석한 경영계는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4.2% 인하한 시급 8000원으로 제시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사용자위원 중 소상공인업계 2명은 업종별 차등적용 방안에 대한 불만으로 심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며 불참했다. 소상공인업계는 심의에는 불참하되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마지막 전원회의에는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모두발언에서 "경제가 좋지 않다. 대외여건이 악화되고 있고 수출은 7개월째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투자는 부진한 상태"라며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안전한 마음을 갖고 운전하는 이유는 브레이크가 잘 든다는 기능적인 면을 믿기 때문이다. 과거 과속했기 때문에 브레이크가 잘 들 수 있도록 최저임금위원회가 잘 감안해서 임금인상안이 심의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용자위원들은 2020년 적용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으로 8000원(4.2% 감액)을 제출하고, 최저임금제도가 합리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최저임금위원회 산하 제도개선전문위원회를 통해 업종·규모별 구분적용을 위한 통계조사 실시, 최저임금 산정시간 수 문제 해결 방안 강구 등을 주장했다.

경영계가 최저임금 인하를 주장한 것은 전날 노동계가 올해보다 19.8% 인상된 시급 1만원을 제시한 것에 대한 반발과 견제로 풀이된다. 영세 뿌리기업·소상공인 대표 측은 "최저임금을 주고 싶어도 못 주는 소상공인이 전체 30%를 넘어섰다"며 노동계가 주장하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했다.

사용자 측이 최저임금 삭감을 요구하자 근로자 측은 즉각 반발했다. 근로자위원인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최저임금위원회는) 저임금을 해소하고 소득분배를 개선하기 위한 위원회"라며 "그런 면에서 (최저임금 삭감)본말의 전도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또한 "저임금 노동자 처지를 외면한 처사"라고 밝혔다.

이에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최초 제시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진행됐다"며 "차기 회의에서 논의 진전을 위해 수정안을 반드시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경영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제도 개선 방안에 관해서는 별도로 논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사용자위원 측이 최저임금 삭감안을 내놓은 것은 2009년 이후 10년만이다. 8000원과 1만원으로 노사 양측의 입장 차가 더 커지면서 2020년 최저임금 결정도 치열한 공방 끝에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저임금위는 오는 9일 제10차 전원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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