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신동빈 회장의 '숙원' 호텔롯데 상장, 돌발 변수 '신종 코로나'...메르스 사태도 오버랩

  • Editor. 백성요 기자
  • 입력 2020.02.04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백성요 기자] 롯데그룹의 탈 일본화 및 지주회사 체계 완성을 위해 기업공개(IPO)가 절실한 호텔롯데가 신종 코로나 사태라는 돌발 변수를 맞았다.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과 보따리상이 줄면서 호텔롯데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롯데면세점 실적에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지난 2016년 상장 추진 당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겹악재에 기업공개가 무산됐던 악몽도 오버랩된다. 

롯데그룹은 2015년 경영권 분쟁 후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왔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핵심 계열사의 주요 주주다. 하지만 호텔롯데 지분 99%를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계열사가 소유하고 있어 ‘롯데=일본기업’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업다운뉴스 DB]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자본 비율을 50% 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호텔롯데가 상장을 위해 신주를 발행하면 일본계 지분율은 낮아지고 신동빈 회장은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일본기업’ 꼬리표를 떼고 지배구조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호텔롯데는 지난 2016년 한 차례 상장을 시도했지만 경영권 분쟁, 검찰 조사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실적이 부진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2015년 호텔롯데의 영업이익은 면세사업부 부진으로 전년동기 대비 50% 이상 급감했다.

호텔롯데 매출에서 면세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특히 국내 면세점은 전체 고객 중 중국인이 약 80%에 달할 정도로,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따이공 매출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수년간 중국 당국이 한반도 내 사드(THAAD·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한한령(限韓令) 기조를 유지하면서 발길이 끊어졌던 따이공들이 최근 다시 한국을 찾으면서 호텔롯데의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호텔롯데의 누적 매출은 5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 늘었다. 영업이익은 2037억원으로 47% 급증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4500명을 넘어서는 등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면서 최악의 경우 제2의 메르스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주말(1~2일) 롯데면세점은 시내 면세점 매출이 평소보다 30% 감소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중국인)가 지난 23일 롯데면세점 제주점에 방문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3일부터 임시휴업에 돌입했다. 확진자들의 방문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면세점 업계 전반으로 휴업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입국자수 하락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중국인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점 매출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 실적은 IPO를 위한 든든한 기반 중 하나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예상만큼 공모가격이 나오지 못할 수 있다"면서 "호텔롯데 상장이 더 미뤄질 경우 여전히 롯데지주의 지배구조가 불완전하게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