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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뜨거운 중국게임 저질 광고 또…애먼 국내게임이 떠안는 피해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20.05.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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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애들도 할 수 있는 12세 이용가 게임에 납치, 노예, 감금이 나오는 걸 정당하다고 볼 부모가 있을까요?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저도 이런 생각이 드는데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부모님들은 오죽할까요."

국내 메이저 게임사에 근무하는 홍보팀 과장 A씨는 최근 양산형 중국산 게임의 광고에 대해 이같이 열을 올리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가 지적한 게임은 중국의 '좀비스팟:미녀와 좀비'(유엘유게임즈)와 '용의 기원'(룽투코리아)였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선정성 짙은 중국 게임 광고들이 또다시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성 상품화 논란을 일으킨 37게임즈 '왕비의 맛'이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시정권고를 받고 삭제된 지 두달 만에 재등장한 것이다.

선정성 지적을 받는 '용의 기원' 광고.  [사진='용의 기원' 광고 화면 캡처]

이같이 선정성 짙은 저질 광고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다. 특히 시청 연령을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노출돼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모바일 SRPG(시뮬레이션 롤플레잉게임) '좀비스팟:미녀와 좀비'와 모바일 MMORPG(다중사용자 롤플레잉게임) '용의 기원' 광고는 매우 노골적으로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노출시킨다.

'좀비스팟:미녀와 좀비' 광고엔 여성이 끈으로 중요 부위만 가린 채 포박된 이미지가 담겼다. 치파오를 입은 여성이 등 부분을 훤히 노출한 광고도 버젓이 게재됐다. '용의 기원'의 경우 가터벨트를 입은 여성이 침대 위에서 허벅지를 노출한 채 유혹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게임의 저질광고는 꾸준히 지적돼온 문제다. 중국 게임사 촹쿨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국내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는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탈의, 옷 찢기, 감금, 납치를 소재로 한 영상을 광고했다. '미인과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으신가요'라며 성매매를 소재로 삼아 논란을 불렀다. 

'왕이 되는 자' 이후에도 '왕비의 맛'이 광고에서 일본 AV배우 미카미 유아를 모델로 채용하고 성상품화 문구를 게시하거나 여성의 신체부위를 부각시키는 등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해 또한번 문제가 됐다.

AV배우 미카미 유아를 섭외해 논란이 된 '왕비의 맛' 광고. [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제공]

논란이 지속되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2월 중국 37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왕비의 맛’ 온라인 광고가 송출되는 플랫폼에 해당 광고 삭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기존에 게임을 하지 않던 이용자들까지 이 광고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자 게임위가 선정성 및 허위 광고 등 5건의 위반사례를 이유로 시정권고 조치를 내린 것이다. 

당시 게임위 관계자는 “해당 광고는 기존에 등급을 받았던 것과 다른 내용을 기재하고 게임에 존재하지 않는 콘텐츠를 보여주는 등 허위내용을 광고해 조치를 취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형태의 광고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게임위 조치에도 업계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광고 송출을 막고 삭제를 요청한 곳이 해당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사가 아닌 데다가 단순히 광고를 삭제하는 것에만 그쳐 처벌이라고 할 수 있는 조치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또다시 중국게임사의 저질광고가 등장한 것도 게임위의 솜방방이 처벌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국내 게임업계도 이같은 저질광고로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선정적인 중국 게임 광고들이 무작위로 노출되면서 국내 게임의 이미지 손상이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저질 게임 광고를 본 사람들이 게임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며 "그들에게 해당 광고는 중국 광고라기보다 그냥 게임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게임업계가 n번방 사태를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국민청원글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등 외국산 게임의 선정적 광고가 일반 사람들에게는 국내게임 광고로 비칠 수 있다"며 "저질 광고로 한국게임이 누명을 쓰고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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