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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무서운 '무급휴직'...항공·여행업계 고용 안정성 붕괴 직전
코로나보다 무서운 '무급휴직'...항공·여행업계 고용 안정성 붕괴 직전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0.11.0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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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강제 휴직 중이던 항공사 승무원이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여행업계의 고용 안전성이 무너진 여파다. 이런 가운데 12월부터는 정부의 무급휴직 지원도 끝이나게 돼 업계 종사자들 사이엔 '무더기 정리해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휴직을 하고 있던 한 항공사 승무원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 승무원은 장기간 무급휴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인천공항 출국장이 코로나19로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인천공항 출국장이 코로나19로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여행업계의 휴직 사태는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LCC(저비용항공사) 1·2위인 제주항공과 진에어에 이어 티웨이항공도 임직원 절반 이상에 대해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1,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회사 자체가 존폐의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신생 LCC 에어프레미아와 지난해 3월 사업 면허를 취득한 플라이강원은 날개를 펼치기도 전에 경영난을 겪으면서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대형 항공사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수합병이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무급휴직과 유급휴직을 합쳐 전체 직원 9000여명의 70%가 휴직 상태다. 유급휴직 재원인 정부의 고용유지금 지급 기한이 종료되는 이달부터 무급휴직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한항공은 지난 4월부터 순환 유급휴직을 진행 중이다. 당초 지난달 15일까지 예정됐던 순환 유급휴직을 다음달 15일까지 연장했다. 

5일 서울 중구 한 여행사 사무실이 직원들의 휴직으로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서울 중구 한 여행사 사무실이 직원들의 휴직으로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가 열달여 이어진 여행업계는 근로체계가 완전 붕괴된 상태다. 1년 만에 매출 95%가 줄어든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는 창사 이후 최초로 무급휴직에 돌입했다. 모두투어, 롯데관광,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등 주요 여행사 전체가 비상경영에 들어간 상황이다.

중소 여행사는 사실상 '좀비 상태'다. 국내 여행사업체 2만1540곳 대부분이 영업활동을 중단했다. 고용유지지원금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운 직원들은 몇달째 부업을 이어가고 있다.

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돌아갈 자리마저 잃어버린 근로자가 늘어가지만 무급휴직에 대해 정부의 지원도 슬슬 바닥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은 이미 정부의 고용유지지원 기간이 만료됐고, 에어부산과 대한항공은 각각 이달과 다음달 중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 역시 사정은 다를 바 없다. 

업계 관계자는 "6개월 넘게 월급 한 푼 받지 못하면서 생활고를 호소하는 항공·여행업계 근로자가 늘어가고 있다.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가 무너지면서 이직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몇 개 기업이 정리해고를 언급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불안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