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지난 24일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우승으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막을 내린 뒤 다이노스의 구단주이자 엔씨소프트(엔씨) CEO인 김택진 대표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IT 업계 안팎에선 김 대표의 인기로 엔씨가 적잖은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택진 대표의 행보는 한 달 전부터 화제가 됐다. 김 대표는 구단이 정규시즌 우승을 앞두고 있을 때 선수단과 광주부터 대전, 창원으로 향하는 일정을 직접 함께했다. 한국시리즈 기간에도 매 경기 고척돔을 찾아와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VIP석에서 점잖게 관전하는 여느 오너와는 달랐다.
단순히 ‘직관(직접 관람)’만 한 것은 아니다. 구단주로서 팀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대형 자유계약선수(FA)들을 영입했고, 선수단의 원정 숙소 업그레이드에도 힘쓰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선수들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에 선수들도 열렬히 환영했고, 이것이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김 대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결정적 이슈는 바로 다이노스 주장 양의지의 ‘집행검 세리머니’다. 한국시리즈 첫 제패 후 양의지가 마운드에서 집행검을 치켜들고 선수들과 환호했는데, 이 검을 만든 이가 바로 김 대표다. 한국시리즈 내내 ‘리니지2M’ TV 광고가 송출됐는데, 대장장이들이 검을 만드는 장면만 나온다. 대장장이 중 노란색 머리에 엄지를 드는 이가 김 대표였던 것. 게임회사답게 기발한 스토리텔링을 구성했다.
엔씨로선 모처럼 오너에게 쏟아진 큰 관심이 꺼지는 게 아쉬울 터. 시간이 흐르면 김택진 신드롬도 잠잠해질 것이다. 이 열기를 어떻게 이어나가느냐가 회사 입장에선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각종 게임에서 이벤트를 실시해 이용자들의 ‘민심’을 얻는 게 한 방법일 수 있다.
우선 회사 대표 게임인 ‘리니지2M’의 경우 다이노스의 우승이 확정되자마자 ‘최상급 클래스 획득권’과 ‘최상급 아가시온 획득권’을 지급했다. ‘리니지2’에서는 이벤트 NPC인 ‘기분 좋은 단디’가 등장해 캐릭터들에게 각종 버프를 제공하고 은총을 유지시켜 준다. 리니지·리니지2·리니지M·리니지2M 이용자들에게 위 선물과 별개로 TJ's 쿠폰을 우승 기념으로 줬다. 강화 실패로 날아가 버린 아이템 복구, 최대 등급 클래스 소환, 유료 장비 중 1종 강화 재시도 등 다양한 효과가 들어 있는 아이템이다. 통 큰 서비스로 이용자들을 붙들 수 있다.
또한 내년 출시를 앞둔 신작들의 질적 완성도를 높여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넷마블의 모바일 신작 ‘세븐나이츠2’가 ‘리니지 형제’(리니지M·리니지2M)의 철옹성을 깨고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는데, 이는 리니지도 언제든지 정상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리니지M이 엔씨 매출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리니지 못지않은 코어 콘텐츠를 확보해야하는 상황이다. ‘트릭스터M’, ‘블레이드&소울2’, ‘프로젝트TL’ 등 신작들의 완성도를 높임으로써 ‘포스트 리니지’ 라인업을 구축해야 ‘택진이형’이 구축한 위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