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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아시아계 증오' 범죄 피해 15%가 한인...불안 증폭에 "총까지 사야 하나"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1.02.2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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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인종 혐오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말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계 노인이 '묻지마' 공격으로 사망한 데 이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한국계 20대 남성이 무차별 폭행을 당하면서 한인 사회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LA에서 한인 2세 20대 남성이 인종차별적 발언과 함께 살해 위협을 받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지 한인사회에선 "남 일이 아니다. 지금은 조심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오범죄 폭행 사건 피해자인 한국계 데니 김씨. [사진=트위터 게시물 캡처/연합뉴스]
증오범죄 폭행 사건 피해자인 한국계 데니 김씨. [사진=트위터 게시물 캡처/연합뉴스]

미 공군 예비역인 한인 2세 데니 김(27)씨는 히스패닉계 남성 2명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 이들은 김씨를 향해 서구인이 중국인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인 "칭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김씨는 주변을 지나던 지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코뼈가 부러지고 눈에 멍이 들었다.

김씨는 "그들이 내 이마와 눈을 때렸다. 나는 바닥에 넘어졌고 그들은 계속 나를 때렸다"며 "그들은 나를 죽이겠다고 말했다. 목숨을 잃을까 봐 겁이 났다"고 밝혔다.

미국의 아시아 인권단체 연합기구인 '아시아 퍼시픽 정책기획위원회'(A3PCON)에 따르면 미국 내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2800건에 달한다. 한인 피해는 이 가운데 15%(420건)다. 피해자는 노인 등 약자에게 집중됐다. 

뉴욕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증오범죄 현장 [사진=트위터 게시물 캡처]
뉴욕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여성에 대한 증오범죄 현장. [사진=트위터 게시물 캡처]

혐오범죄가 늘면서 한인 사회의 불안감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LA 코리아타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한인은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결국 총기를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고 말했고, 다른 한인은 "호신용 최루액 분사기를 지니고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인 온라인 게시판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한인은 "지인이 새너제이 다운타운에서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며 안타까워했고, 다른 교민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할 때 조심하고 절대 혼자 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LA 한인회는 다음달을 '증오범죄 경각심의 달'로 정해 피해를 예방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제프 리 사무국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증오 범죄가 꾸준히 늘고 있어 지켜보고 있던 차였다"며 "연로하신 한인들이 증오범죄 타깃이 될 수 있는 만큼 예방책을 공유하고 경각심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LA 총영사관은 재외국민 신변 유의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게재, 각별한 안전을 당부할 예정이다.

미국 사회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범죄가 증가하자 한국계인 미셸 박 스틸 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은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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