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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왕자 부부 인터뷰 파문에 英여왕 "인종문제 심각히 다룰 것"...짧은 성명 해석은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1.03.1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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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 40시간 만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여왕은 해리 왕자 부부가 제기해 파문을 일으킨 인종차별 문제를 심각하게 다룰 것이라면서도 '왕실 내부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런던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왕실은 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낸 성명에서 "제기된 문제들, 특히 인종 관련된 것은 매우 염려스럽다. 일부 기억은 다를 수 있으나, 이 사안은 매우 심각하게 다뤄질 것이고 가족 내부에서 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왕은 "모든 가족들은 해리 왕자와 그의 배우자 메건이 지난 몇 년 간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두 알고 나서 슬퍼했다"며 "가족들은 해리, 메건, 아치를 늘 사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성명은 해리 왕자와 부인인 메건 마클이 지난 7일 미국 CBS방송에서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인종차별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왕실에 대한 비난과 해명 요구가 잇따른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영국 왕실과 결별 후 미 CBS와 인터뷰하는 해리 왕자 부부. [사진=하포 프러덕션 제공/연합뉴스]

흑백 혼혈로 할리우드 배우 출신인 마클은 2018년 해리 왕자와 결혼했다. 해리 왕자와 함께 인터뷰에 응한 마클은 인터뷰에서 결혼 당시의 상황부터 여러 뒷얘기를 소상히 털어놨다.

특히 2019년 자신의 아들 아치가 태어났을 때 왕실 사람들이 피부색이 어두울 것을 우려해 아들을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다만 해리 왕자 부부는 아들의 피부색을 문제삼은 이들이 누구인지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인터뷰 방영 이틀 만에 발표된 영국 왕실의 성명은 3문장, 61글자로 짧은 분량이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성명 내용 중 여왕이 "일부 기억은 다를 수 있다"고 한 언급과 관련해 여왕이 해리 왕자 부부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왕가가 해리 왕자 부부의 주장에 모두 사실로서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평했다.

영국 리버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하는 CBS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왕실 역사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들은 여왕의 성명 내용이 길지 않지만, 수위 등을 조절하는 데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애나 화이트록 런던대 역사학 교수는 AP통신에 "여왕의 성명은 길지는 않지만 매우 분명한 의도를 담고 있다"며 "가족 문제로 마무리 지어 왕가 기관에 대한 비판이나 논의에서 떼어놓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리 왕자의 전기작가인 안젤라 레빈은 성명이 늦어진 이유와 관련해 여왕이 군주이자 할머니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 고심했음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레빈은 "여왕은 '절대 불평하지 말고, 설명하지도 말라'는 모토를 수십 년 간 지켜왔다"며 "하지만 2021년의 분위기는 모든 게 어디로든 향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도 너무 많다. 여왕이 말을 안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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