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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형배터리 생산시설 확대…'초격차' 시동 거는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배터리 생산시설 확대…'초격차' 시동 거는 LG에너지솔루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21.03.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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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국내 배터리 3사 중에서 시장점유율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초격차’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현재 한국과 중국에만 있는 원통형 배터리 생산시설을 미국에 구축함으로써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폭을 넓히려는 행보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가 자사 제품에 원통형 배터리를 주로 사용하는 것이 이번 사업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전기차 모델3에 21700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글로벌 톱 배터리 업체로 발돋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5년까지 미국에 독자적으로 2곳 이상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다고 12일 밝혔다. 제네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2공장 투자도 올해 상반기 중 결정한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 라인.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전기차 배터리 공장 생산 라인.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이번 투자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만 독자적으로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미시간 공장(5GWh)에 더하면 총 75GWh의 생산 능력을 미국에서 갖추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해왔던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에서 최근 급성장하는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현재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업체인 로즈타운모터스, 프로테라 등이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파우치 배터리에 더해 원통형 배터리까지 추가해 미국에서 차별화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공장은 한국과 중국에만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원통형 라인을 늘리는 것은 최근 1~2년 사이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현재 원통형 배터리는 글로벌 톱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데,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파나소닉이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차세대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21700'. 검은색 배터리가 21700, 컬러는 '18650'. [사진=LG화학 제공]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LG에너지솔루션이 2023년 테슬라에 공급할 목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에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새 공장에서 ‘4680’ 배터리 셀을 만들 계획이고 유럽에서도 테슬라의 ‘기가 베를린’ 공장에 공급할 4680 셀 생산 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로이터는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가 배터리 증설에 합의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4680’은 원통형 배터리의 사이즈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름 46㎜, 길이 80㎜를 의미한다. 4680 배터리는 지난해 9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배터리데이에서 소개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측은 “고객사와 관련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려는 테슬라가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원통형 배터리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기술적으로 보완된 것이 유력한 배경으로 꼽힌다. 그간 원통형 배터리는 진동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전기차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때문에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은 원통형 대신 파우치형·각형 배터리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의 약점을 보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자사 전기차에 탑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전기자전거 등 무게가 비교적 가벼운 전기이동수단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 시장이 팽창하고 있는 것도 원통형 배터리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전기자전거 등에는 원통형 배터리가 주로 사용되는데, 최근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자전거 시장은 지난해 1700만대에서 2025년 3350만대 규모로 두 배가량 확대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투자로 배터리 산업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해 글로벌 점유율도 키울 것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글로벌 점유율 확대의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바이든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할 것을 고려하면, 미국은 중국 경쟁사 대비 점유율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 전략적 거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