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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대형 건설사들 시장변화에 브랜드 고급화보다 리뉴얼에 초점
[포커스] 대형 건설사들 시장변화에 브랜드 고급화보다 리뉴얼에 초점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1.03.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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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서울 강남권 진출을 목표로 프리미엄 브랜드 확대를 추진하던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 리뉴얼로 방향을 선회하는 분위기다. 서울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와 함께 대규모 정비사업도 줄어 불확실성이 커진 반면 지방광역시, 리모델링 분야, 소규모정비사업 등에서는 일감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일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기존부터 인지도가 높고 대중화된 브랜드의 리뉴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최근 특허청에 자사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의 새 로고에 대한 상표권 출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특허 출원은 상표권을 인정받기 위해 신청하는 단계라 업계의 주목을 끈다. 

삼성물산이 래미안 브랜드 리뉴얼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삼성물산 제공]

새 로고는 기존 래미안의 한자 '來未安' 대신 영문 'RAEMIAN'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래미안은 2000년 론칭한 주택 브랜드의 시초다. 이전까지 건설사의 사명을 아파트에 사용하던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래미안이 시장의 흐름을 바꿨다는 평가다. 특히 2000년 1월 레드, 블루, 그린 3색으로 시작한 뒤 이듬해 2월 변경 작업을 거쳐 청색과 웜그레이로 구성된 삼선에 래미안의 한자 석자를 기재한 지금의 디자인을 20년간 지켜왔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새 로고는 파격과 변신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삼성물산 측은 추후 변경을 대비해 출원한 것으로 내부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사안이라고만 밝힌 상황이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IPARK)의 출시 20주년을 맞아 리뉴얼을 단행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이파크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직 프리미엄 브랜드를 따로 내놓을 계획은 없다"며 "다만 리뉴얼을 통해 20주년을 되새기고 프리미엄 라이프 플랫폼 BI를 재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파크를 단순한 주거공간에 국한하지 않고 혁신적인 디자인과 스마트 기술, 지속 가능한 프리미엄 등을 추구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포스코건설이 '더샵'의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더샵의 심벌 '#' 로고 'THE SHARP' 의 디자인을 변경하고, 색상도 프러시안 블루로 재정비했다. 2019년 한화건설 역시 대표 브랜드 '꿈에그린'을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포레나'로 전면 교체하면서 전국적인 주택 보급 의지를 보였다. 

이같은 흐름에 대해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권 그중에서도 강남권에 진출하려는 중견 건설사와 지방 건설사와의 차별화를 꾀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시장의 분위기가 변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대중적인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도시정비시장 가운데 민간 건설사가 주도하던 재건축·재개발이 위축된 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새로 선보인 아이파크(IPARK) BI.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제공]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부동산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리모델링 시장으로 대형 건설사들도 무한경쟁에 들어갔다"며 "프리미엄 브랜드는 결국 사업성이 높고 입지적으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곳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사업장 자체가 줄어서 큰 의미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 도심에 대형 도시정비사업장이 줄면서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안하는 것도 녹록지 않아졌다는 평이다. 부산 등 지방광역시의 일부 사업장에 DL이앤씨가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크로'를 제안한다는 설도 나오긴 했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인 사례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는 대형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투입하는 것보다 이미 선호도가 높고 대중화된 자사의 대표 브랜드들을 리뉴얼하면서 실리를 챙기는 것으로 지방과 소규모정비사업까지 주택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