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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오피스' 늘려 재택근무 보완하는 기업들...뉴노멀 스마트워크 주목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3.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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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 유행으로 코로나와의 공존이 불가피한 ‘위드 코로나’ 속에서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바뀐 것처럼 재계의 문화도 전환점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비대면 업무가 일상화되고 있는데, 일부 기업들은 무조건 재택근무만 하는 게 아니라 그 보완책으로 임직원의 집 가까이에 있는 ‘거점 오피스’를 이용한 근무형태를 채택하거나 늘려 코로나 일상 속에서 '뉴 노멀 스마트워크'의 한 자리를 차지할지 주목받는다. 

코로나 장기화로 재택근무 기간이 길어져 업무 효율이 떨어짐으로 인해 업무와 주거공간의 분리를 호소하는 이가 늘었고, 이를 회사에서 적극 수용해 거점 오피스라는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자택과 가까이 있는 곳으로 출근해 업무를 진행함으로써, 코로나 이전에 사옥으로 나왔을 때 소모되는 체력을 비축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거점 오피스로 출·퇴근하는 IT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예전에 비해 이르기 때문에 저녁시간을 더욱 길고 알차게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 직원들이 서울 중구 연세 세브란스 빌딩에 위치한 거점 오피스에서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LG이노텍 제공]

2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코로나 확산 직후 국내 대기업 중에서 가장 먼저 전사적 재택근무에 들어간 SK텔레콤은 전 직원이 회사, 집, 거점 오피스 등 근무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워크 프롬 애니웨어’를 시행 중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거점 오피스를 을지로·종로·서대문·분당·판교 등 5개 지역에 마련했다. 현재 하루 100~200명이 거점 오피스를 이용하고 있다.

거점 오피스의 장점은 단순히 출·퇴근 시간만 단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거점 오피스는 사옥처럼 자리가 정해진 게 아니기 때문에 전혀 다른 부서의 직원끼리 앉게 되는데, 우연히 만난 다른 부서 직원과 대화를 나누다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당사는 코로나 시국 이전부터 거점 오피스를 운영해왔다. 일하는 방식을 바꿔보자는 고민을 예전부터 해왔다”며 “SK그룹이 구성원 각자가 근무시간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스마트워크’를 2019년에 도입했고, 거점 오피스는 이런 방식의 일환이다. 앞으로 거점 오피스를 더 늘릴 예정이다. 코로나가 종식돼도 스마트워크 제도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11월 사내 행사에서 “워크 프롬 애니웨어로 부산에서도 서울 본사팀에 소속돼 일할 수 있다”며 “가족과 해외에 체류해야 하는 직원이나 해외에서 선발된 인재가 반드시 우리나라에 오지 않아도 같이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기존과 완전히 다른 근무형태로 ‘뉴 노멀’ 시대에 대응할 요량이다.

제조업에서는 LG이노텍이 지난 18일 서울 연세세브란스빌딩에 첫 거점 오피스를 개설했다. 위치는 KTX·지하철·공항 등 교통 접근성이 좋은 서울역 주변으로 선정했다. 지방·해외 사업장이 많아 이동이 잦은 임직원 특성을 고려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집·회사·거점 오피스 등 본인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자유롭게 선택해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거점 오피스 활용도와 효과를 분석해 추가 개설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유통업계에서는 롯데가 발 빠르게 거점 오피스 대열에 합류했다. 롯데쇼핑HQ(헤드쿼터)는 주 1회 재택근무 시행에 이어 지난해 7월부터 거점 오피스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롯데쇼핑HQ는 전략기획본부·지원본부·재무총괄본부 등 롯데쇼핑 각 사업부에 포진돼 있던 스태프 인력을 한데 모은 조직이다.

롯데쇼핑HQ가 마련한 거점 오피스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노원점·일산점·인천터미널점·평촌점 등 총 5개 지역 225석 규모다. 이 거점 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는 직원들은 롯데쇼핑HQ와 각 사업부 본사 직원 3000여명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워크 프롬 애니웨어로 부산에서도 서울 본사팀이 소속돼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IT업계에서는 쿠팡이 개발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쿠팡은 지난해 6월 경기 판교 테크노밸리에 개발자들을 위한 스마트 오피스 ‘쿠팡 스마트워크 스테이션’을 열었다. 이곳은 최대 100명이 동시에 업무를 볼 수 있는 오픈형 구조의 사무 공간으로 화상회의가 가능한 회의실과 휴식 공간 등이 마련됐다.

전문가는 직원들이 집을 나와 거점 오피스에 출근함으로써 각자의 의견을 보다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한다. 다만 모든 직원들의 업무 패턴이 다른 만큼, 거점 오피스에 모이는 시간을 일일이 조율해야하는 불편함도 있다고 지적한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재택근무를 할 때는 보통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데, 이때 구성원들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가 어렵다. 회의가 끝나면 바로 프로그램을 끄기 바쁘다”며 “거점 오피스로 나오게 되면 회의를 종료해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차를 마시며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다. 직원들끼리 서먹한 감정도 없다”고 말했다.

각자 집에서 개인 업무를 하는 도중에 회의를 위해 거점 오피스로 출근해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성원들끼리 시간을 맞춰야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이에 대해 위 교수는 “개인 업무를 하는 시간대가 완전히 다를 경우, 서로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일부 기업에서 ‘회의하러 거점 오피스로 꼭 나가야 하나요’라고 물어보는 직원도 있다고 하는데, 이는 공동체에 대한 배려심이 결여된 태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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