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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수주랠리·선가상승에 웃은 조선업계, 파업·방역 악재에 '노심초사'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3.2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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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연초부터 속도를 내 1분기에 릴레이 수주를 달성하며 실적을 개선해 ‘K-조선’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3분기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던 업계는 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였고, 그 흐름을 올해까지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일부 기업의 노조가 부분파업에 들어가고, 한 조선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사업장 셧다운에 들어가는 등 ‘역풍’도 불고 있어 업계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해양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 304억달러(34조3800억원) 중 28.3%에 해당하는 85억9000만달러(9조7100억원)를 달성했다. 1년의 4분의 1이 채 지나기 전에 30%에 육박하는 수주를 달성하면서 순항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45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초대형원유운반선(VLCC)과 LPG운반선은 각각 23척씩 발주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VLCC 9척, LPG운반선 15척을 수주해 전체 발주량의 약 40%와 65%를 확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현재까지 총 56척, 44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면서 목표(149억달러) 대비 29.5%를 달성했다. 특히 최근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4개 해외 소재 선사와 30만톤급 VLCC 4척, 9만1000㎥급 초대형LPG운반선(VLGC) 3척, 4만㎥급 중형 LPG운반선 1척, 5만톤급 PC선 2척에 대한 건조를 체결해 순항을 이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 VLGC 5척, 컨테이너선 4척 등 총 19척, 17억9000만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며 목표(77억달러) 대비 23%를 달성했다. 이달 들어 30만톤급 VLCC 10척을 1조959억원에 수주한 데 이어 9만1000㎥ 규모의 VLGC 3척을 2650억원에 수주하며 실적 회복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들어 총 19척, 24억달러를 수주해 목표 78억달러의 31%를 달성하며 선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총 7942억원 규모의 1만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LNG연료추진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우조선해양 초대형LP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이처럼 연초 국내 조선업계 ‘빅3’의 수주량 증가는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발주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2월까지 선박 발주량은 482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263만 CGT)에 비해 83%나 늘었다. 국내 조선사는 지난달 말까지 절반에 해당하는 250만CGT를 휩쓸며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올해 발주가 대형 컨테이너선과 VLCC에 집중됐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들이 신규 발주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친환경이 유행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방식이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등으로 확대된 것도 주효했다. LNG추진선은 타 선박 대비 선가가 20%가량 높아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이 조선업계가 모처럼 순풍에 돛을 단 듯 잘 나가고 있지만, 뜻하지 않은 악재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업체들이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우선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9일 오후 울산 본사에서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실시했다.

이번 파업은 2019·2020년 임단협 난항에 따른 것인데, 노사는 지난 2년치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지난달 3일 처음 마련했지만 이틀 뒤 조합원 투표에서 58% 반대로 부결됐다. 당시 잠정합의안은 2019년 임금 4만6000원 인상, 2020년 기본급 동결, 성과금과 격려금 지급 등을 골자로 한다. 이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노조는 법인 분할 위로금 지급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며 대세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부분파업이라 조업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대우조선해양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후 이날 오전까지 거제시에서만 141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 중 65명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직영·협력업체 직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방역 당국은 대우조선 직영·협력업체 직원들이 유흥업소, 목욕탕을 들렀거나 이용자와 접촉한 후 출근하면서 조선소 내 감염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뜻밖의 사태를 맞은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옥포조선소 전 사업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당사는 관내 선별 진료소 및 의료기관 등과 협의를 통해 신속한 선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추가 감염 및 지역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강력한 사내 대응지침을 적용하고 엄격한 거리두기를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향후 진행 과정에서 변동사항이 생기는 대로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조선업계 빅3는 올해 많은 일감을 받아들이며 목표 수주량 달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빅3가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악재들을 잠재우고 희망의 뱃고동을 울릴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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