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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2년여 재판에 첫 유죄 선고…이민걸·이규진 1심 집행유예
'사법농단' 2년여 재판에 첫 유죄 선고…이민걸·이규진 1심 집행유예
  • 최민기 기자
  • 승인 2021.03.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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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이른바 '사법농단'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전직 판사들에게 첫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검찰이 2018년 11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기소하면서 사법농단 재판이 시작된 이후 2년여 만의 첫 유죄 선고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윤종섭 부장판사)는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 상임위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한 끝에 전·현직 법관 14명을 기소했으며, 현재까지 10명이 1심 판결을 받았다. 이 중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것은 이들 2명이 처음이다.

이날 1심 판결을 받은 4명은 총 7건의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14명 중 5번째 사건의 7~10번째 피고인이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2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소된 전·현직 법관 14명 대한 재판은 7건으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이 중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전 대법관) 사건과 임종헌 전 차장 사건 등 2건에 연루된 4명만 아직 1심 판결을 남겨놓은 상태다. 이들은 사법행정권 남용을 지시하고 기획하는 등 사법농단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데다, 증거가 방대해 재판이 길어지고 있다.

재판부는 이 전 실장이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모임을 와해시키려 한 혐의, 국회의원이 피고인인 사건 결론에 관해 재판부 심증을 파악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해산된 옛 통합진보당 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 재판에 개입한 혐의, 파견 법관들을 동원해 헌재 내부 정보를 수집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사법농단' 관련 전현직 판사 14명 재판 현황. [그래픽=연합뉴스]

이 전 실장은 지난 2월말을 끝으로 임기가 끝났고, 이 전 상임위원은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19년 1월 재임용에서 탈락해 둘 다 이미 법복을 벗은 상태다.

이 전 실장은 판결 선고 직후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아직 재판 중이어서 법정에서 말씀드리겠다"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방창현 부장판사와 심상철 전 법원장은 현직 법관 신분으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금까지 판결이 선고된 10명의 사법농단 연루 전·현직 법관 가운데 유죄를 선고받은 현직 법관은 아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