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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찍은 에쓰오일, 신사업·친환경 집중화로 '체질개선' 안간힘
바닥 찍은 에쓰오일, 신사업·친환경 집중화로 '체질개선' 안간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21.03.31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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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지난해 1조87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정유 4사 중 두 번째로 적자 폭이 컸던 에쓰오일(S-Oil)이 올해 반등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지난해 말 ‘비전 2030’ 발표를 기점으로 전통적인 정유사업 비중을 줄이고 수소에너지, 전기차 관련 사업, 석유화학 등 신사업 분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친환경을 추구하는 등 체질개선을 통해 올해를 실적 반등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30일 서울 공덕동 본사 사옥에서 제4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영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전기차 충전 사업 △캐릭터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라이선스업 △유류 제품 외 상품·서비스에 대한 도소매 및 중개업 조항을 신설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에쓰오일 본사.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이번 주총에서 밝힌 신사업은 비전 2030의 실행 방안을 구체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2월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등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 성장전략 체계인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최고의 경쟁력과 창의성을 갖춘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을 2030년까지 추구해야 할 미래상으로 정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석유화학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석유화학 생산물량을 기존 2배인 25%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수소·연료전지·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에도 진출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게 비전 2030의 골자다.

에쓰오일은 이때 다짐한 것을 올 들어 하나둘씩 실천에 옮기고 있다.

전기차 관련 사업은 충전업에 진출하기에 앞서 전기차 전용 윤활유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에쓰오일은 전기차 보급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최적화된 4종 윤활유 개발을 완료했다. 아울러 전기차에 필수적인 배터리 쿨링 플루이드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에쓰오일은 신사업 분야 중 하나로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수소산업 전반의 사업 진출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자사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와의 협력을 통해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를 활용한 사업 및 액화수소 생산·유통사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수소경제의 핵심인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에 투자하며 첫 단추를 꿰었다. 지난 5일 에프씨아이(FCI)와 투자계약을 단행했는데, 초기 투자로 에프씨아이의 지분 20%를 확보함으로써 국내 최대주주가 됐다.

에쓰오일이 연료전지 기업 에프씨아이에 투자를 단행했다. [사진=에쓰오일 제공]

친환경을 위한 자체적인 움직임도 강화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잔사유수소첨가탈황시설(RHDS)의 증설공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20일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앞서 3월초에는 유증기소각설비(VCU) 가동을 개시했다. 석유제품 생산 과정에서 대기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총 730억원이 투입됐다.

RHDS는 원료인 고유황 잔사유를 고온 고압의 반응기에서 수소 첨가 촉매 반응을 통해 불순물을 없앰으로써 생산 제품의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환경 친화 시설이다. 이번에 증설한 탈황시설(제1기 RHDS)은 잔사유 처리량이 하루 3만4000배럴에서 4만배럴로 18%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탈황 처리한 잔사유는 후속 공정을 거쳐 나프타, 초저유황 경유 등 경질유 제품을 생산하고 일부는 저유황 선박 연료유로 사용된다. 회사 측은 기존 정유 시설의 효율성과 생산 능력 제고 등으로 연간 400억원의 이익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시설 투자 등 에쓰오일의 ESG 경영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울산공장의 원유, 제품 저장을 위해 사용 중인 저장탱크의 유증기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더 큰 용량의 VCU 건설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잔사유 탈황시설. [사진=에쓰오일 제공]

이처럼 에쓰오일이 ‘에너지 전환’ 트렌드에 합류해 사업 다각화에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의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에쓰오일의 국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에쓰오일에 대한 장기신용등급은 ‘BBB’로 유지했다. S&P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에쓰오일이 안정적인 재무정책으로 전년 대비 차입금을 1조원가량 줄인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향후 실적 개선의 지속 가능성과 조정 차입금 감소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올 1분기 3160억원의 영업이익(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에쓰오일의 주가의 방향성은 △육상용 원료 수요 회복 속도 △전기차 침투율 속도 △북미 정유 설비 구조 조정 강도 △새로운 성장 사업에 대한 비전 제시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