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5-14 16:22 (금)
미래 먹거리 선점하라…네이버-카카오, 지갑·콘텐츠 '기싸움'
미래 먹거리 선점하라…네이버-카카오, 지갑·콘텐츠 '기싸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21.04.06 1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활동의 보편화로 수직 성장한 ‘빅테크’ 네이버와 카카오가 미래 성장 분야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달음박질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업체로서 겹치는 사업 분야가 많은 만큼 양사가 서로를 의식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다고 해석한다.

6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중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전면적인 개편을 단행, 첫 화면의 ‘내 서랍’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네이버 모바일 앱 첫 화면의 오른쪽 맨위에 위치한 서랍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네이버 서랍에 들어갈 수 있는데, 주로 네이버 쇼핑과 관련한 알림이 표시돼 있다. 네이버 쇼핑을 통해 구매한 상품의 배송 현황, 택배 도착 알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톡 지갑. [사진=카카오 제공]

서랍의 주요 기능인 코로나19 QR체크인이나 네이버 인증서 기능은 서랍 상단에 작은 글씨로만 표시돼 있다. 네이버는 이번 업데이트에서 기존 서랍 UI(사용자 환경)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던 ‘알림’ 기능은 별도 메뉴로 정비하고, 서랍은 QR체크인과 자격증·인증서 등 이용자에 관한 정보를 보관하는 공간으로 바꾸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카카오의 ‘카카오톡 지갑’ 업그레이드에 대응하는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카카오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카카오톡 지갑은 출시 석 달여 만에 1000만 이용자를 돌파했다. 동시에 카카오 인증서 발급자도 1000만명을 넘어섰다. 지갑 내 카카오 인증서로 주민등록등초본 제·증명 발급 등 정부24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달 중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 ‘지갑 홈’을 추가한다. 지갑 홈에서 인증서·지갑 QR·자격증·사원증·QR체크인 등 이용자가 보유한 디지털 ID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카카오 인증서의 지갑 QR을 활용해 무인점포 출입 시 출입 인증을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이달 중으로 선보인다.

이런 움직임과 반대로 카카오가 네이버의 신사업 확장을 의식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기도 한다.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을 인수함으로써 관련 사업의 시장 점유율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영미권 기반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7월 래디쉬에 322억원을 투자해 지분 12%를 확보했고, 지난 2월엔 벤처캐피털(VC) 등이 보유한 래디쉬 지분을 추가로 넘겨받았다.

래디쉬 로고(왼쪽)와 이승윤 래디쉬 대표. [사진=래디쉬 홈페이지 캡처]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이승윤 대표가 2016년 창업한 래디쉬는 전개가 빠른 모바일 웹소설 콘텐츠에 특화됐다는 평을 받는다. 래디쉬의 지난해 매출은 2000만달러(230억원)로 미국 웹소설 플랫폼 시장에서 5위권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추가 인수가 성사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래디쉬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는데, 아직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래디쉬 인수를 추진 중이나 확정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이번에 래디쉬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영화·드라마·웹툰의 원천이 되는 IP(지식재산권)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면서도, 네이버가 ‘왓패드’를 인수한 데에 따른 맞대응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네이버는 지난 1월 캐나다 웹소설 업체 왓패드의 지분 100%를 6억달러(6723억원)에 취득했다. 왓패드는 래디쉬의 경쟁사로 MAU(월간 이용자수)가 9000만명에 달한다. 이미 7200만 글로벌 고객을 확보한 네이버웹툰과 왓패드의 MAU를 단순 합산하면 1억6200만명의 글로벌 최대 스토리텔링 플랫폼 사업자로 시장을 지배한다는 평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지난달 4일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의 합병으로 설립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사업 확장에 주목한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웹툰 및 웹소설 IP부터 콘텐츠 제작사, 글로벌 플랫폼까지 밸류체인이 완성, 오리지널 콘텐츠의 외부 플랫폼 유통 또한 진행되며 역량에 대한 시장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