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LG엔솔-SK이노 '배터리 분쟁' 2년만에 마침표…10년간 쟁송 없는 '2조 합의'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4.12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2조원에 끝내기로 전격 합의했다.

양사는 11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 중인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재가치 기준 총액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고,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양사의 최종 합의가 타결된 11일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19년 4월 29일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ITC에 제소한지 714일째 되는 날이다. 미국 대통령의 ITC 결정 거부권 행사 시한이 ITC 최종 결정일로부터 60일째인 11일 자정(현지시간), 한국시간으로는 12일 오후 1시였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2년간의 '배터리 분쟁'을 종료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합의에 따라 ITC의 수입금지 10년 조치가 무효화하며,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공장 건설 등 미국 배터리 사업을 정상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직간접적으로 합의를 중재한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공동 합의문과 별도로 각사 입장문을 통해 이번 합의를 계기로 배터리 사업을 더욱 강화해 시장에서 지위를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LG 측은 "이번 합의로 폭스바겐과 포드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이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며 "SK의 조지아 공장도 정상적으로 운영이 가능해져 글로벌 시장에서 공존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전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대규모 배터리 공급 확대, 전기차 확산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번 합의가 한국 기업들이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SK와 선의의 경쟁자이자 동반자적 협력 관계를 만들어 한국 배터리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SK는 "급성장하는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며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과 조지아주 경제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SK는 "무엇보다 2022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앞둔 폭스바겐, 포드 등 고객사들의 믿음과 지지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기쁘다"며 "합의로 미국 사업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조지아주 공장 가동과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국내외 추가 투자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사의 배터리 분쟁은 LG에너지솔루션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R&D)·생산·품질관리·구매·영업 등 전 분야에서 근무하던 직원 80여명이 2017년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면서 시작됐다.

업계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이듬해 말 폭스바겐의 배터리 수주를 따냈다.

당시 업계 1위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이직한 직원들을 통해 'LG의 납품가'를 알아 최저가격 입찰 후 수주에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또한 개발·생산·영업 등 배터리 분야의 전 영역에 걸친 영업비밀을 SK이노베이션이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4월 29일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ITC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또 같은 해 5월 서울경찰청에도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등 혐의로도 고소했다.

그러자 SK이노베이션은 같은 해 6월 10일 서울중앙지법에 LG에너지솔루션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또 같은 해 9월 3일 미국 ITC에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9월 3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CEO가 회동을 하기도 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같은 달 17일에는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팀이 SK이노베이션 본사를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사흘 뒤인 20일엔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SK이노베이션 본사 등을 '배터리 기술 유출 혐의'로 압수수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9월 27일 ITC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 맞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지법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다.

지난해 2월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이 맞다'는 조기패소 결정을 내렸다. LG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것이다. 같은 해 6월 LG에너지솔루션은 서울중앙지검에 SK이노베이션을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등 혐의로 고소했다. 2개월 뒤 서울중앙지법은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패소 결정했다. 즉 SK의 편을 들어주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2019년 9월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제소하고 맞소송을 한 '특허권 침해' 소송은 올해 3월 ITC가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예비 결정해 SK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SK 측 특허 소송 취소' 요구를 기각하기도 했다.

분쟁이 길어지자, 고객사와 정치권이 양사를 다 비판하고 나섰다. 포드와 폭스바겐은 자사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싸움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또 정세균 국무총리는 올해 1월 "정말 부끄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양사의 합의를 촉구했다.

앞서 미국 ITC는 양사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지난 2월 10일 LG의 승리로 최종 결정하고 SK에 수입금지 10년 제재를 내렸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등을 앞세워 수입금지 10년 제재가 확정 시 미국 사업 철수 카드를 거론하며 거부권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ITC 최종 결정 후 일자리 창출과 전기차 공급망 구축 등 자국 경제적 효과에 더해 지적 재산권 보호까지 두루 고려해 물밑에서 양사에 합의를 적극적으로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측은 배상금을 3조원 이상 요구하고, SK 측은 1조원 수준을 제시하며 양사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그러나 미국 및 우리 정부와 여론 등의 압박과 분쟁 장기화 부담에 거부권 시한을 하루 앞두고 전격 합의를 도출했다.

양사 합의에 우리 정부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별도 자료를 내고 "그간의 이차전지 관련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이차전지 산업계 전반의 연대와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비해 미래를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며 "정부도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