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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코스피 상장 추진...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현대엔지니어링, 코스피 상장 추진...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1.04.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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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건설 부문 계열사이자 10대 건설사로 꼽히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 상장 추진과 관련해 회사 측은 사업 추진과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건설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핵심을 이루고 있는 건설사라는 점에서 정의선 회장 체제하에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고 13일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26일까지 제안서를 받은 후 다음달 초까지 주관사단을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의 건설 부문 계열사로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7위 건설사다. 시공능력평가 총액만도 7조6770억원으로, 플랜트와 건축, 인프라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974년 설립 이래 1980년대 한라엔지니어링과 현대중공업 엔지니어링센터, 현대건설 해외건설 사업본부 설계팀을 흡수합병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절엔 현대건설에 합병된 적도 있지만 2001년 재분리됐고, 2014년 4월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하면서 또 다시 규모를 키웠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르면 오는 3분기에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RFP 발송부터 상장까지 6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리고, 증시 활황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전보다 속전속결로 일을 진행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기업공개 시기가 임박했다는 설이 돌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장외주식 가격도 상승 곡선을 그었다.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매수 호가는 105만원으로 전날 거래가인 99만5000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IPO는 회사의 미래 성장 기반 마련과 기업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아직은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한 단계라 IPO 시기는 미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재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추진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서는 10대 대기업집단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상태에 놓인 현대차그룹의 순환구조체계를 손봐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늘리기 위해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필요하고 이는 곧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21.4%)→현대차(33.9%)→기아차(17.3%)→현대모비스'라는 순환 출자 구조로 이뤄져 있다.

앞서 올초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 때문에 현대건설과의 합병설도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합병설은 백지화된 분위기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 주주는 현대건설로 38.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11.72%, 현대글로비스 11.67%, 기아자동차 9.35%, 현대모비스 9.35% 등의 순이다. 현재 발행된 주식 수가 759만5341주에 이르는 가운데, 정의선 회장의 지분 11.72%를 계산해 보면 대략 90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예정대로 3분기에 상장을 할 경우 정 회장은 약 1조2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자금으로 현대차그룹의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입해 지배구조를 확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