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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부담, 美오스틴 공장 활용으로 덜 가능성은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4.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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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부담이 커지는 형국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사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의 요구에 답해야 할 처지에 놓인 삼성전자로선 인텔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삼성전자는 14일 북미총괄 대외협력 트위터를 통해 “고객들께 세계 최고의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을 뿐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언급을 하진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오스틴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해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개최된 ‘반도체 CEO 서밋’에 우리나라 기업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직접적인 미국 투자 요구는 없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거듭 반도체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이것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특히 인텔이 회의 직후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겠다고 나서면서 삼성전자도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과 관련해 “제품을 인증 받는 데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이미 주요 부품 업체들과 함께 관련 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향후 6~9개월 이내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개시하겠다는 게 인텔의 입장이다.

그동안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거의 해오지 않은 삼성전자로선 인텔의 이 같은 행보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지만, 당장 생산에 들어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가 그간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은 이유는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와는 달리 교체주기가 길어 기업에서 선호하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의 교체 주기는 약 10년이다.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잡은 우리나라이지만, 아직 차량용 반도체 관련 사업은 스타트를 끊지 않았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차량용 반도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차량용 반도체 자급률이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의 98%가 수입품인 셈이다.

보고서는 “특히 전자장치 제어용 반도체인 MCU(마이크로 컨트롤 유닛) 같은 핵심 부품은 국내 공급망이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 1대에 40개가량 들어가는 MCU는 글로벌 생산량의 70%를 대만의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만든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자립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본격 대응에 나선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 국내 대기업들을 대거 초청하기로 했는데, 이 자리에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이 참석한다.

차량용 반도체. [그래픽=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오스틴 공장의 가동률을 높임으로써 차량용 반도체 생산의 부담을 덜지 않겠느냐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는 17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증설할 계획인데, 이 중 일부를 차량용 반도체 라인으로 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가 현재는 이익이 남지 않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라고 본다”며 “미래차인 자율주행차에 2000개 이상의 부품이 필요한 만큼, 나중에는 돈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 투자해서 조금씩 기술을 축적하고 규모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오스틴에 증설하는 반도체 공장의 일부를 차량용 반도체 생산용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미국에서 파운드리 분야의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 역시 범위를 넓혀서 보면 파운드리 제품이기 때문에 오스틴 공장에 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차량용 반도체가 다른 반도체보다는 공정의 난이도가 낮지만, 신뢰성이 높아야 한다. 신뢰를 향상시키는 공정과 기술들이 별도로 추가돼야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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