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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삼성전자, 실탄 충분한데…차량용반도체 초격차 실현 '70조 딜' 성사되나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4.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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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삼성전자의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인수설이 또 흘러나왔다. 만약 인수가 성사된다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요청을 들어줌과 동시에 미래차 분야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지만, 수익성과 그룹 내 상황 등 현실적인 제약도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27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할 대상으로 네덜란드 NXP,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전문업체들이 거론된다. 이 중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업계 2위인 NXP(시장점유율 11.2%)다. 삼성전자의 NXP 인수설은 최근 3~4년간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최근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JP모건 소속 연구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미국에 기반을 둔 차량 반도체 기업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부터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삼성이 NXP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앞에서 그룹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에 시장의 시선이 삼성전자에 집중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현재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글로벌 반도체 선도 기업으로서 삼성전자가 부담감을 안고 있는 상황을 들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380억달러(42조1952억원)에서 연평균 10.1% 성장해 2026년에는 676억달러(75조63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NXP 인수설이 흘러나오면서 NXP의 ‘몸값’에 관심이 쏠린다. NXP 시가총액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565억3400만달러(62조8000억원)인데, 업계에선 인수가격이 일반적으로 이보다 10%가량 높게 책정된다는 점을 들어 70조원 규모의 딜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NXP를 인수할 ‘실탄’은 충분히 확보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은 104조원이 넘는다. 단기금융상품 포함 시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120조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은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보유하고 있는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 시설투자 확대와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열린 화상회의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 해결을 촉구한 이후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압박이 커진 것도 이번 딜이 성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초 삼성전자를 직접 초청해 미국 투자를 독려했고, 연방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특히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이 시기에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를 발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그래픽=연합뉴스]

반면 삼성전자가 NXP를 인수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삼성전자가 NXP를 인수할 경우 이 회사의 고객사인 BMW·포드·도요타 등 주요 완성차 업체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사업 특성상 당장 큰 수익을 거두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공정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와 비교했을 때 제조 과정이 까다로움에도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2%대에 지나지 않는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리더십 부재 상황에서 70조원 규모의 딜을 단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한상공회의소 등 5개 경제 단체는 이날 “지금은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글로벌 산업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다. 과감한 사업적 판단을 위해서는 기업 총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 소관부서에 제출했다.

차량용 반도체가 메모리 반도체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고 공정의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당장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이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면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공정과 기술들을 확보돼야 하는데, 여기에 당장 많은 돈을 쏟아 부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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