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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선종, 향년 90세..."행복하세요, 행복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1.04.2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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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행복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오후 10시 15분께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善終)했다. 향년 90세.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정 추기경이 오래전부터 이같은 말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정진석 추기경은 마지막 순간까지 찾아온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님들, 사제들에게 미안하다고 하시며 겸손과 배려와 인내를 보여주셨다. 의료진, 사제들, 비서 수녀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다"고 전달했다.

한국전쟁의 참상을 겪고 사제의 길을 택한 정 추기경 항상 선교를 최우선의 사목 목표로 삼았고,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원했으며,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목을 펼쳐왔다고 서울대교구는 전했다.

정 추기경의 선종미사는 이날 밤 12시 빈소가 마련된 천주교 서울대교구 명동성당에서 열렸고,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정 추기경의 장례는 천주교 의례에 맞춰 5일장으로 치러지게 된다.

정 추기경의 선종미사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봉헌됐다. 고인의 시신은 선종미사 동안 명동성당 대성당에 마련된 투명 유리관에 안치됐다.

염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이 아버지였다면, 정진석 추기경은 어머니와 같이 따뜻하고, 배려심이 많았고, 우리들을 품어주셨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정 추기경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교회와 가난한 이들을 위해 선물로 주셨다. 장기기증을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면서 "정 추기경은 언제나 물질로부터의 자유로운 마음이었고, 자유로운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정진석 추기경이 선종한 지 하루가 지난 28일 새벽 명동성당에서 정 추기경 시신이 유리관에 안치된 가운데 선종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진석 추기경이 선종한 지 하루가 지난 28일 새벽 명동성당에서 정 추기경 시신이 유리관에 안치된 가운데 선종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31년 서울에서 태어난 정진석 추기경은 서울 공대에 입학했다. 발명가를 꿈꾸던 청년은 한국전쟁을 겪으며 사제의 길을 선택했다. 1954년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한 정 추기경은 1961년 3월 사제품을 받았다. 1968년 이탈리아 로마 우르바노 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교회법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에는 만 39세의 나이로 청주교구장에 임명됐다. 국내 최연소 주교였다. 이후 28년간 청주교구장을 지내며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등을 지냈다. 2006년에는 고(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2009년 2월 선종)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서울대교구장을 끝으로 2012년 은퇴 이후에는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신학대학) 주교관에서 머물며 저술 활동에 매진한 정 추기경은 생전에 50여권이 넘는 책을 집필했다.

정진석 추기경이 걸어온 길. [그래픽=연합뉴스]

정 추기경은 노환으로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으나 자신이 고령이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받지 않았다.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며 2018년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하기도 했다. 2006년엔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했다. 그의 장기기증 서약에 따라 선종 후에 안구 적출 수술이 이뤄졌다.

신자를 포함한 일반 시민은 장례 나흘째인 30일 정 추기경 시신이 정식 관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유리관에 안치된 시신 가까이서 마지막 인사를 올릴 수 있다. 장례 마지막 날인 5월 1일 오전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장례미사가 거행된다. 미사가 끝나면 고인의 시신은 명동성당을 떠나 장지인 경기 용인 성직자묘역에 안장되는데, 고 김수환 추기경, 한국인 첫 대주교 노기남 바오로 대주교 등의 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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