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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게임업계, 사업지형도 전방위 확장…본업 바깥 미래먹거리 투자로 '롱런' 꾀한다
[시선집중] 게임업계, 사업지형도 전방위 확장…본업 바깥 미래먹거리 투자로 '롱런' 꾀한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21.05.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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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본업인 게임을 넘어 다양한 수익 채널 확보를 위해 사업 지형도를 넓히고 있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확률형 아이템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들어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체들은 게임을 넘어 가상자산을 직접 사들이거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거나, 보유한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펼치는 등 사업활동 범위를 전방위로 확장하고 있다.

주 수익원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게임업계의 이같은 행보가 미래 성장을 도모하는 수순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일각에서는 아직 확률형 아이템 이슈를 완전히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형 확장에만 힘쓰다보면 자칫 본업에 소홀해져 이용자들의 신뢰가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비 게임 영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전에는 게임사들이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는 등 게임과 관련이 있는 투자를 단행했다면, 최근에는 가상자산,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주 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분야로 과감히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넥슨이 가상자산 관련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가상자산 투자 단행한 넥슨·게임빌

올해는 게임사들이 가상자산과 관련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넥슨은 지난달 28일 일본법인이 1130억원(1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1717개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개당 단가는 6580만원(5만8226달러) 수준이다. 오언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 및 현금성 자산의 가치를 유지하는 전략”이라며 “현재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유동성을 이어가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사의 현금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넥슨은 그동안 가상화폐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 왔다. 지주회사인 NXC가 2017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이듬해엔 유럽의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한 바 있다.

게임빌은 지난달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원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해당 투자는 코인원의 구주 13%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총 투자 규모는 312억원이다.

게임빌은 이번 투자를 통해 코인원과 함께 대규모 트래픽 처리기술, 해킹 대응 보안기술 등 기술 협력뿐만 아니라 연관 사업의 글로벌 확장 등으로 폭넓게 협력해나갈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산업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미래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빌 관계자는 “사업 지주회사로서 컴투스 및 계열사를 포함한 전사적인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새로운 사업을 펼칠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코인원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웨이투빗, 카카오게임즈 로고. [사진=카카오게임즈 제공]

이처럼 게임업계는 블록체인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이란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술을 가상화폐에 적용한 화폐)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을 뜻한다. 블록체인 게임에서 활용되는 대체불가토큰(NFT)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있기 때문에 위·변조를 할 수 없고, 토큰 1개당 가치와 가격이 상이하기 때문에 게임 아이템·아바타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게임이 기존 게임과 다른 점 중 하나는 NFT 등을 활용해 게임 내 자산을 이용자가 통제하고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통용되던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게임 내 자산을 암호화폐로 바꿔 실물경제에 사용할 수도 있다. 즉, 게임을 통해 실제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해졌다.

국내 게임사 중에서 블록체인 관련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로 알려진 위메이드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인 이정훈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의장이 갖고 있는 지분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는 2018년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위믹스 토큰’이라는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인 ‘버드토네이도’(지난해 12월)와 ‘재신전기’(2월)를 글로벌 시장에 연이어 선보였다.

이밖에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2월 블록체인 기술 기업 웨이투빗의 주식 28만주를 추가로 취득하며 총 지분 45.8%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으며, 엠게임은 2019년부터 다양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게임 개발 및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BTS 월드' 게임 이미지. [사진=넷마블 제공]

◆ 엔씨소프트·넷마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주력

엔터테인먼트나 콘텐츠 분야로 손을 뻗는 게임기업들도 있다. 게임 IP를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최근 들어 활발히 이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엔씨(NC)는 2014년부터 웹툰·웹소설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2014년 유료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에 50억원, 2018년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에 50억원을 투자했는데, 두 업체 모두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레진은 국내를 넘어 북미·일본에서 급성장하고 있고, 문피아는 판타지 장르에서 업계 1위로 평가받고 있다.

또 엔씨는 지난해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을 설립하고 올해 초에는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유니버스’를 시작했다. 유니버스는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이다. 출시 2개월여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500만을 돌파했다. 현재 10여개 팀이 이곳에서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엔씨는 아티스트 관련 콘텐츠와 행사를 확대하고 참여 아티스트도 계속 늘릴 심산이다.

넷마블도 엔터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과 방시혁 하이브(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이 친척관계로 알려졌는데, 두 회사의 전략적 협업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하이브의 2대 주주(지분 19.9%)인 넷마블은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을 접목시킨 IP 게임도 두 차례 출시했는데, 이것이 회사 해외 매출 상승에 일조했다. 2019년에는 ‘BTS 월드’를 이듬해 9월엔 ‘BTS 유니버스 스토리’를 각각 출시했다.

'검은사각' 마켓용 이미지. [사진=펄어비스 제공]

◆ 반려동물·유아용품 투자에 자체 굿즈 제작까지

가상자산, 엔터테인먼트 외에 게임과 연관성이 적은 분야에도 게임업계는 적잖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넥슨 지주사 NXC는 반려동물 분야와 유아용품, 모빌리티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그 규모만 수천억원에 달한다. 2013년 12월 고급 유모차로 유명한 노르웨이 유아용품 업체 ‘스토케’를 인수했고, 2017년에는 이탈리아 애완동물 사료 업체 ‘아그라스델릭’을 사들였다. 지난달에는 ‘FGX 모빌리티’에 942억원을 투자하며 이 회사의 지분 99.05%를 확보했다. NXC는 공시에서 “국외 모빌리티 기술 보유 법인에 간접 투자를 통한 투자 수익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먹거리나 생필품에 게임 캐릭터를 새겨 넣는 등 굿즈를 선보이는 게임사도 있다.

펄어비스는 자사 대표 게임 ‘검은사막’을 기반으로 한 먹거리와 생필품들을 대거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제휴 굿즈는 김 세트 ‘김은사막’(광천김), 은단껌 ‘껌은사막’(해태제과). 샴푸 ‘감은사막’(스웨거) 남성용 속옷 ‘검은사각’(스웨거) 등이 있다. 검은사각은 정식 출시 하루 전인 지난달 19일 11번가에 단독 출시하자마자 품절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게임사들이 본업 외의 분야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힘쓰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본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내실을 다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확률형 아이템 이슈 등 게임업계가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큰 난관에 부딪쳤던 만큼,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넥슨의 경우, 대표 게임인 ‘메이플스토리’가 확률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회사는 사회적 지탄을 받음과 동시에 이용자들의 불신을 사고 있는데, 이를 회복하기 위해 힘써야하는 것이 급선무임에도 불구하고 (사료 업체 인수 등) 취미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