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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4사, 장기한파 넘고 '봄바람'…올해 흑자기조 굳힌다
정유 4사, 장기한파 넘고 '봄바람'…올해 흑자기조 굳힌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21.05.11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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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낸 정유 4가 올해는 1분기부터 나란히 반등에 성공했다. 국제유가가 크게 뛴 데다, 정유사들의 주요 수익지표인 정제마진도 상당 부분 회복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잠잠해진 데 따른 항공유 소비 증가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한 요소라는 평가다.

상승세를 탄 정유 4사는 올해 흑자 기조 정착을 위해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집단면역으로 나타나는 시기가 올 3분기 정도로 예측되는 만큼 항공유·위발유 등 수요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1조3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GS칼텍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6326억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9년 3분기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좋은 실적이다.

국내 정유 4사 로고. [사진=연합뉴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S-OIL)과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6292억원, 412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웃었다. 지난해 에쓰오일이 영업손실 1조73억원,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손실 5632억원을 낸 바 있다. 오는 1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도 5000억~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정유 4사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 수요 급감의 영향으로 도합 5조1000억원의 연간 적자를 내며 고전했다. 정제마진은 연말까지 1달러대에 머물렀고, 국제유가도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배럴 당 연평균 42.25달러에 머물던 국제유가는 최근 통계인 지난달 넷째 주 기준 평균 가격이 배럴 당 63.6달러로 50% 가까이 뛰어올랐다. 정유사는 안정적인 원유 투입을 위해 일정양의 원유를 미리 구입한다. 보유 중인 원유의 가치는 실적 평가 시점의 원유가가 기준이 된다. 올 들어 국제유가가 크게 뛰면서 정유사들이 미리 사둔 원유 가격이 상승하며 재고평가 이익도 커진 것이다.

실제 정유업계의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도 최근 흐름이 좋다. 이달 첫째 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 당 2.9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주보다는 0.3달러 하락했지만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며, 지난해 전체를 기준으로도 4위에 해당한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배럴 당 0달러를 밑돌며 바닥을 친 바 있다. 물론 업계에선 손익분기점을 배럴 당 4~5달러로 보고 있지만, 3달러대까지 올라온 것으로도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가다.

정유 산업. [그래픽=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정유사들은 여세를 몰아 올해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각오가 강하다. 정제마진 회복에 외부 환경까지 받쳐주고 있어, 앞으로 실적이 나아질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정유 부문은 백신 접종 증가로 인한 경기 회복과 드라이빙 시즌으로 인한 이동용 수요의 증가로 정제마진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윤활기유 부문은 글로벌 정유설비의 낮은 가동률이 유지돼 현재의 공급 부족 상황이 계속돼 스프레드 강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에쓰오일이 석유화학과 윤활유 부문에서 더 큰 도약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유가 상승으로 발생됐던 재고 관련 이익 2850억원이 소멸되지만, 석유화학 부문과 윤활유 부문 추가 개선이 가능해 보인다”며 “석유화학에서는 주력 제품인 PX(파라자일렌, 연간 180만톤)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인 180달러를 넘어섰다. 윤활유 부문은 아시아 지역 경쟁 업체들의 정기 보수로 공급 상황이 1분기보다 타이트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에쓰오일은 올해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 ‘V자형’ 회복이 진행될 전망이다. 올해 매출 25조9000억원, 영업이익 2조원을 거둬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자체 진단한 올해 기상도도 ‘맑음’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휘발유를 중심으로 제품 크랙(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제외한 것)이 개선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수요 회복 조짐도 보인다”고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지난 4월 수준의 정제마진으로도 흑자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유사들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윤활기유 사업도 수요 증가로 인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오일뱅크는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고급기유를 중심으로 강점을 보이고 있는 윤활기유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재 정유 가동률은 90% 수준이다. 제품 크랙이나 상황을 고려해 최적화한 결과”라며 “통상 90~95%가 최적화된 가동률이기 때문에 향후 가동률에 큰 변동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의 2분기 전망도 밝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GS칼텍스의 2분기 실적은 유가 상승 효과가 직전 분기 대비 줄어들겠지만 정제마진 개선 효과 및 가동률 상승으로 견조한 수준의 이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