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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중·대형건설사, 일감·입지 따라 프리미엄 브랜드까지...가로주택정비 수주전 본격화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05.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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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최근 중견 건설사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사까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재건축 분야 수주전에 나서면서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형 재개발과 재건축 일감이 줄어들고 정부의 공공주도 정비대책이 나온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형건설사들은 규모를 떠나 입지만 좋으면 자사의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까지 내거는 상황이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중견 및 대형 건설사들이 소규모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특히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가 공공주도 주택공급 대책을 내놓으면서 민간 건설사에는 소규모재건축 참여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중견 및 대형 건설사들이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노후 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에서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1만㎡ 미만의 가로구역을 대상으로 하며, 최소 사업규모는 단독주택 10가구 이상 및 공동주택만 20가구 이상이면 추진할 수 있다. 단독·공동주택이 섞여 있을 경우 세대주를 합한 수가 20가구 이상이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쌍용건설·두산건설 등 중견 건설사,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 행보

중견 건설사 가운데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업체는 쌍용건설이다. 리모델링 분야에서 선두를 지켜온 쌍용건설은 시장을 확대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전에 나선 상황이다.

쌍용건설은 오는 16일 부산 태광맨션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쌍용건설은 단독으로 총회에 상정돼 조합원 찬반투표만 남겨놓고 있다. 이 사업은 상업지역에 위치해 높은 용적률을 적용받아 사업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호반건설은 연초부터 경기도 부천시 삼익아파트2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한 이후 지난달 17일 인천 서구 석남동의 동진3차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앞서 수주한 석남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연계해 인천 서구의 명품 브랜드타운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어려운 시기를 거친 두산건설도 올들어 광명 소하동4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하면서 마수걸이를 한 후 인천 삼부아파트 소규모 재건축, 전주 효자동 남양송정 소규모 재건축 등을 잇달아 수주해 발판을 다졌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사명 변경을 앞둔 SK건설도 수도권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전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는 예상이 나온다. SK건설이 수주를 노리는 곳은 경기도 성남의 가로주택정비사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이 수주한 디에이치 메종 한남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시범아파트 소규모재건축사업을 수주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했다. 사진은 디에이치 메종 한남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제공]

◇ 대형 건설사, 서울·수도권 중심 수주전 참여 본격화 

대형 건설사들은 주로 서울과 수도권의 입지가 좋은 사업지를 중심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전을 본격화하는 추세다.

현대건설은 지난 9일 자사의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첫 적용해 서울 용산구 한남시범아파트 소규모 재건축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이 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층 총 4개동 규모의 공동주택 120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로, 총 공사비는 731억원으로 추산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소규모 재건축사업이지만 한남동이라는 서울의 대표적인 프리미엄급 입지적 가치를 보유한 한남시범 아파트의 장점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고급스러우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디에이치 메종 한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입지적 가치가 높은 곳에는 사업 규모와 상관 없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시킬 수 있다는 전례를 남겼다"며 "향후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이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을 원하고 기대하는 수요가 늘어 대형 건설사들도 더 힘든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DL이앤씨가 수주한 용현3가로주택정비사업 투시도. [사진=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가 수주한 용현3가로주택정비사업 투시도. [사진=DL이앤씨 제공]

올 초에 대림건설에서 사명을 바꾼 DL이앤씨도 지난달 21일 인천 용현3구역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지하 5층∼지상 38층, 공동주택 378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로 단지명은 'e편한세상 용현 퍼스트마크'다. DL이앤씨는 2022년 12월 착공해 2026년 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첫 가로주택정비사업인 만큼 e편한세상의 기술력과 주거철학을 녹여내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최근 리모델링 사업을 확대한 포스코건설도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 강남구 개포럭키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 입찰 참여가 유력하다.

개포럭키아파트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조합설립 인가 이후 현장은 이미 포스코건설뿐만 아니라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의 축하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1986년 준공된 2개동, 128가구 규모의 소규모 단지인 개포럭키아파트가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을 끌게 된 건 강남8학군에 대치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는 입지적 조건 때문이다.

서울 강남권은 아파트 브랜드와 건설사 주택사업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요한 입지다. 특히 포스코건설은 강남에 '더샵' 브랜드 깃발을 꽂기 위해 2018년부터 공을 들여 지난해 신반포21차를 수주하기도 했던 만큼 그 열의가 남다르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이처럼 중견 건설사와 대형 건설사들이 소규모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성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4·7재보궐선거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지방은 아직 사업 참여 자체에 미온적인 지역 건설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는 "지방은 아직 자치단체별로 이원화된 관련법령으로 인해 소규모정비사업 자체가 틀을 잡지 못한 곳도 많고 지역 건설사들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한 경향도 있다"며 "대형 건설사들이 일감을 찾아 지방의 좋은 입지를 갖춘 사업장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면 결국 브랜드 인지도에서 앞서 수주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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