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8-02 19:11 (월)
지난해 비대면 소비 늘고 중산층 소비 줄었다..."집단면역까진 완화적 거시정책 필요"
지난해 비대면 소비 늘고 중산층 소비 줄었다..."집단면역까진 완화적 거시정책 필요"
  • 장용준 기자
  • 승인 2021.05.17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전통적인 대면 소비가 줄고 내구재를 중심으로 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경기 불확실성으로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가장 크게 줄인 계층은 중산층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집단면역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완화적 거시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17일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발간한 '코로나19 경제위기와 가계소비'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내구재 소비는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소비행태가 과거의 경제위기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라는 게 KDI의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소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감염 우려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면소비(의복 등 준내구재, 서비스, 순해외소비)를 중심으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과거 경제위기 때와는 달리 내구재를 중심으로 한 비대면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가계의 소비행태가 변화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0년 소득 분위별 소비지출 증감률. [그래픽=연합뉴스]
2020년 소득 분위별 소비지출 증감률. [그래픽=연합뉴스]

보고서를 작성한 남창우·조덕상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 전에는 가계소비 중 대면과 비대면 소비의 비중이 안정된 수준을 유지했으나, 코로나19 위기에서는 비대면소비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면서 “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대면접촉이 많은 소비활동이 감소함에 따라 가계의 명목지출에서 대면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고 비대면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통상의 경제위기에서 가계는 내구재 구입을 미루는 등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서 경기의 불확실성에 대응하지만, 지난해에는 대면소비 감소에 따른 소비구성의 변화로 인해 가계의 내구재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살펴본 소득분위별 소비행태 변화 분석 결과에서는 지난해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모든 소득분위에서 증가했지만, 소비지출은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소득 1분위를 제외한 모든 분위의 가구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소득 상위 40~60%에 해당하는 3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이 6.8% 줄었는데, 이는 전체 가구의 지출 감소율인 2.8%의 배를 넘는 수준이었다.

소득 상위 20~40%인 4분위 가구의 소비지출 감소율이 4.2%, 소득하위 20~40%인 2분위 가구는 3.3%로 뒤를 따랐다. 소득 상위 20%까지인 부유층의 소비는 0.8% 줄어든 반면, 소득 하위 20%인 빈곤층의 소비는 2.8% 증가했다. 지출을 늘린 유일한 분위다.

가계의 지출 규모로는 부유층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가운데 소득 기준으로 한가운데인 3분위, 중산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4분위가 지난해 소비 감소를 주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비대면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에 비대면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KDI 측은 대면소비 충격이 가계소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면소비 충격은 지난해 가계소비의 감소와 비대면 소비의 증가를 상당 부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감염 우려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대면소비를 기피하는 충격을 받는다고 가정한 시나리오에서 대면소비 충격은 2020년 가계의 총소비와 대면소비를 각각 4.4%와 8.4% 감소시킨 반면, 비대면소비는 4.3%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가계의 실질 총소비(-5.1%) 감소의 86%, 대면소비(-9.7%) 감소의 87%, 비대면소비(4.4%)  증가의 9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가계는 대면소비 위축에 따른 효용감소를 비대면 소비의 증가를 통해 일정 부분 상쇄했으며, 실질이자율의 감소도 대면소비 위축에 따른 충격을 완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비대면 소비는 실질이자율의 변화를 배제한 부분균형에서 대면소비(-11.0%)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1.4%가량 증가하면서 총소비의 감소를 완충했다. 또한 실질이자율의 하락은 비대면 소비를 중심으로 가계소비의 감소를 2.7%포인트(일반균형과 부분균형의 격차)가량 완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가계소비의 회복세가 빨라지는 가운데, 비대면 소비의 조정도 함께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가계소비는 코로나19 집단면역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완화적인 거시경제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신속한 백신 보급과 지속적인 방역을 통해 최근 가계소비 부진의 주요인인 코로나19의 확산을 최대한 억제할 필요가 있고, 낮은 이자율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을 완충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가계소비를 비롯한 경기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