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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모으고 전담팀 꾸리고…재계, AI 주도권 경쟁 본격화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21.05.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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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삼성, 현대차, SK, LG 등 재계 ‘톱4’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병인 인공지능(AI)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저마다 사활을 걸고 있다. 검증된 인재를 영입하고 관련 전담팀을 꾸린 뒤 논문을 발표하는 등 AI 연구 강화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글로벌 AI 시장 규모가 2025년 1840억7000만달러(206조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LG의 AI 전담조직인 ‘LG AI연구원’은 17일 토크콘서트에서 AI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는 ‘초거대 AI’ 개발을 선언했다. 향후 3년간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확보 및 개발에 1억달러(약 1131억원) 이상을 쏟아 붓는다는 계획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7일 열린 'AI 토크 콘서트'에서 초거대 AI 개발에 1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LG 제공]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종합적·자율적으로 사고·학습·판단·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글로벌 톱3 수준의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계속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LG는 6000억개 파라미터를 갖춘 초거대 AI를 올 하반기에 공개한다. 파라미터는 인간 뇌에서 뉴런을 연결해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파라미터 규모가 커질수록 AI 지능이 높아진다. 내년 상반기엔 조 단위 파라미터의 초거대 AI도 개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초거대 AI가 일하는 방식을 대폭 바꿔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예를 들어 초거대 AI를 고객별 상담이력을 요약해주는 가상 어드바이저에 활용해 상담사가 고객의 개인별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텍스트와 음성으로 고객의 문의에 답변하는 고객 상담 챗봇과 콜봇에 적용해 문장이나 대화에서 드러나는 고객의 감정까지 분석해 만족도 높은 서비스가 가능하다.

초거대 AI 개발을 알린 AI연구원은 구광모 LG 회장의 격려 속에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당시 LG는 AI 초격차 실현을 위해 우수 인재 영입을 단행했다. 구글의 AI 연구조직 ‘구글브레인’ 출신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학교 교수를 영입해 AI 원천기술 확보와 중장기 기술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케 했다.

배경훈 연구원장 체제로 닻을 올린 LG AI연구원은 지난 2월 국제인공지능학회(AAAI)를 통해 ‘설명하는 AI’와 ‘연속 학습’ 분야 논문 2편을 발표하는 등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 [사진=삼성전자 제공/연합뉴스]

삼성 역시 AI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연구 강화에 힘쓰고자 한국·미국·영국 등 7개국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세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초 AI를 비롯한 미래 핵심기술 개발 현황을 두루 살피는 등 현장경영에 힘쓴 바 있는데, 회사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최전선을 누비는 이는 바로 하버드대 물리학 박사 출신인 세계적인 석학 승현준(세바스찬 승) 사장이다. 지난해 이 부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로, 삼성전자는 승 사장을 회사 선행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에 앉혔다. 승 사장은 올해 초 ‘CES 2021’에서 AI 솔루션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삼성 제트봇 AI’를 소개하는 등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조경현 미국 뉴욕대 교수. [사진=현대차그룹 제공/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2018년 말 AI 기술 전문연구소인 ‘에어랩’을 설립했다. 현대차는 당시 네이버랩스 인텔리전스그룹 리더로 일했던 김정희 상무 등 주요 리더급 인재들을 영입했다.

에어랩은 미래 자동차 개발, 모빌리티 서비스, 생산 효율화, 프로세스 효율화 등과 관련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네이버 ‘파파고’를 개발한 김준석 리더를 책임연구원으로 영입했고, 지난달엔 기계 학습과 AI 응용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꼽히는 조경현 미국 뉴욕대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데려왔다. 조 교수는 현대차·기아 AI 기술의 연구개발 방향 설정을 지원하고, 주요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AI 기술 개발 등 현안에 대해 자문한다. 그룹은 자체 AI 전문 조직인 ‘AIRS 컴퍼니’를 중심으로 조 교수와 협력을 통해 미래차 개발 경쟁에 적극 대응하는 등 AI 기술 적용·발전 방안 등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김영한 가우스랩스 대표.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는 지난해 9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개발 전문기업 ‘가우스랩스’를 세웠는데,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회원에 오른 세계적인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가 김영한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영입해 대표로 선임, AI 기반 반도체 제조공정 혁신 연구에 힘쓰고 있다. SK하이닉스가 5500만달러(약 62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2022년까지 전액 투자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사와 그룹 차원에서 AI와 관련한 니즈가 많아지고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AI와 관련된 일을 하는 새로운 회사를 만들자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김 대표는 본래 SK하이닉스의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조직에서 일해 왔다”고 말했다.

향후 가우스랩스는 SK그룹의 에너지·바이오 등 제조 관련 관계사는 물론,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기반의 AI 서비스가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 현장의 난제 해결과 비용 절감을 위한 B2B(기업 간 거래) 기반 AI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가우스랩스는 이러한 계획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2025년까지 글로벌 AI 전문가 200명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 본사와 한국 사무소에서 역량을 펼칠 우수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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