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난과 자영업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가계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동시에 4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고용과 관련된 수입은 줄었지만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이 큰 폭 늘어나면서 전체 가계 소득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구(1인 이상·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438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전소득은 62만원으로 16.5% 증가하면서 전체 가계 소득 증가를 떠받쳤다. 특히 정부에서 지급하는 지원금 등을 포함하는 공적이전소득이 38만8000원으로 27.9% 늘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한 자영업자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관련 소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친지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은 23만2000원으로 2.4% 줄었다.

전체 소득에서 64.5%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281만6000원으로 1.3% 줄었다. 연초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시장 어려움이 지속된 영향이다.

자영업 업황도 개선되지 않으면서 사업소득은 77만9000원으로 1.6% 감소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역대 가장 긴 동반 추락 기록이다.

이밖에 배당, 이자, 개인연금을 포함하는 재산소득은 3만8000원으로 14.4% 줄었다. 경조소득과 실비보험금, 복권당첨금 등 일시적 수입을 뜻하는 비경상소득도 26.6% 감소한 1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1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가계 지출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2016년 2월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이다. 연초 들어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씀씀이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목별로 보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14.1%), 식료품·비주류음료(7.3%) 등의 소비가 늘었다. 월세 등 실제 주거비와 주택 유지 및 수선, 연료비 등을 포함하는 주거·수도·광열(6.8%) 지출도 증가했다. 외출과 관련된 의류·신발(9.3%) 품목의 소비가 늘어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반대로 오락·문화(-9.4%), 음식·숙박(-2.4%), 교통(-2.9%) 등 대면 서비스업 관련 소비 부진은 계속됐다. 보건(-4.5%) 관련 지출도 줄었다. 특히 마스크 등 의료용소모품(-42.4%), 입원서비스(-11.5%) 등에서 감소폭이 컸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351만1000원으로 0.8% 늘었다. 이는 실제로 가구가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을 뜻한다. 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평균소비성향은 68.9%로 0.5%포인트 증가했다. 100만원을 벌면 68만9000원을 쓴다는 의미로, 2016년 3분기 이후 첫 증가 전환이다. 처분가능소득과 소비지출의 차이를 나타낸 흑자액은 109만2000원으로 0.9% 줄었다. 흑자율은 31.1%로 0.5%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