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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고객·수신액 증가...디지털화·중금리 상품 강화로 입지 넓히나

  • Editor. 김지훈 기자
  • 입력 2021.05.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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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저축은행 고객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나고 그만큼 수신액이 증가했지만 저축은행업계로서는 마냥 반갑게 바라볼 수는 없다. 저축은행은 수신과 여신 금리차에서 발생하는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창출하는데 현재처럼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경우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축은행이 터줏대감 역할을 했던 중금리 대출 시장에 빅테크 기업들이 진출하자 저축은행들은 자체 혹은 협업을 통해 디지털화·중금리 대출 상품 강화로 대응하면서 입지를 넓혀갈 계획이다.

3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79개 저축은행 고객수는 702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634만명)보다 68만명 불어난 수치다. 저축은행의 예·적금 통장 보유자와 대출자를 합한 인원이다. 이는 저축은행중앙회가 통계집계를 시작한 1980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한 저축은행 지점 [사진=연합뉴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인원은 대부분 50대 이상 고연령층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투자 열풍이 불면서 젊은층이 많이 유입됐다"며 "파킹통장, 고금리 적금 특판 등 경쟁력 높은 상품들을 통해 20~40대를 중심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 힘쓴 결과"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교적 규모가 큰 저축은행들은 자금력을 앞세워 디지털화를 강화했다"며 "앱 등을 통해 접근성이 개선돼 폭넓게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고객수가 늘어난 만큼 수신액 역시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저축은행 예·적금은 84조9943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수신액이 늘어난다는 것은 저축은행들에는 부담이기도 하다. 저축은행은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한계가 따르는데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저축은행들이 선도해온 중금리 대출 시장에 빅테크들이 뛰어들면서 디지털화·중금리 대출 상품 강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BI저축은행은 연 6.9~15.4%에 최대 1억원을 빌릴 수 있는 신용대출과 연 6.9~11.8%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중금리 대출 상품 강화에 나섰다. 또한 모바일플랫폼 사이다뱅크, 스마트뱅킹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이다뱅크는 국내 금융사 최초로 급여순환이체 서비스(여러 계좌의 급여 이체 실적을 한 번에 달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연 최고 4% 금리를 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저축은행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 웰컴저축은행은 마이데이터 사업의 일환으로 여유 자산이 아닌 부채 중심의 자산관리를 해주는 특화 서비스를 출시할 방침이다. 각 금융사에 흩어져있는 대출 상품을 한눈에 보여주고 상환일·이자 등을 고객에게 알려주는 기능이다. 또한 하반기 최고금리 인하에 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연동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페퍼저축은행은 핀테크 기업 빅밸류 제휴를 통해 공공정보기반의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을 활용해 다세대 및 연립주택의 담보가치를 자동으로 산정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카카오뱅크, 토스, 핀셋 등과 제휴해 디지털 중금리 대출 부분에 집중하고 있으며, 자체앱 페퍼루 고도화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요건을 낮추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중금리대출 공급을 대폭 확대한다. [그래픽=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도 저축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저축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고금리대출에 적용되던 충당금 추가 적립 규정과 예대율 산정 시 고금리 대출에 적용됐던 불이익 조치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저축은행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저축은행에 중‧저신용층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현재 중·소형 저축은행들에게 보급할 공동 CSS(신용평가시스템) 2.0도 개발 중이다.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향후 핀테크(금융기술기업)와의 협업을 통해 CSS 고도화에 꾸준히 나설 방침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접근성을 강화하는 차원의 CSS 개발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축은행들은 앱 개발, 고객 서비스 경쟁을 통해 신규 고객 유치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작업에 집중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치명적 단점인 영업구역 제한을 디지털로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수신은 물론 중금리 대출을 중심으로 한 여신 인원까지 흡수해 입지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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