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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00주년에 한남동으로 확장한 구찌...'가옥' 환대로 명품 큰손 공략
창립 100주년에 한남동으로 확장한 구찌...'가옥' 환대로 명품 큰손 공략
  • 김혜원 기자
  • 승인 2021.05.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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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국내 두 번째 단독 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연다. 1998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매장을 연 지 23년 만이다. '보복소비'로 명품 수요가 급증하자 강북 명품족 공략을 위한 역량 집중화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이다.

29일 구찌가 강북 지역 최초로 선보이는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GUCCI GAOK)'을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서 문을 연다. 구찌 가옥은 한국 전통 주택을 의미하는 '가옥(家屋)'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의 집'이 주는 고유한 환대 문화를 담아,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표방한다.

박승모 작가와의 콜라보를 통해 한국적 미를 더한 구찌 가옥 외관 [사진=구찌 제공]
박승모 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한국적 미를 더한 구찌 가옥 외관. [사진=구찌 제공]

매장은 총 1015평 규모로 지상 1층부터 4층으로 구성됐다. 구찌 가옥의 거대한 외관은 조각가 박승모 작가와 협업했다. 상상의 숲에서 영감을 얻은 ‘환(幻·헛보임)’을 주제로 한 건물로, 실재와 허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찰나를 와이어의 중첩을 통한 명암의 대비로 표현했다. 1호점 청담 플래그십스토어가 럭셔리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한 것과 달리 구찌가옥은 한국적인 것에 포인트를 뒀다.

패션 브랜드에서는 이례적으로 강북 지역에 오픈한 첫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라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매장이 자리한 이태원역 2번출구 한남동 명품거리는 명품·보석 부티크, 대형 공연장, 유명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다. 

강북 명품족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구찌는 자사 브랜드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부유층인 것을 고려해 한남동에 매장을 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동은 ‘나인원한남’과 ‘한남더힐’ 등 42억~90억원대 초고가 주택가가 밀집해 있어 명품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구찌는 지난해 한국에서 1조원 안팎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글로벌 매출은 감소세다. 지난해 분기별 매출은 1분기 -23.2%, 2분기 -44.7%, 3분기 -8.9%, 4분기 -10.3%로 그룹 내 다른 명품 브랜드와 달리 나홀로 실적 하락을 겪었다. 실적 악화 해소를 위해 한국 시장 공략에 힘을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찌 가옥' 내 1970년대 클럽의 감성을 떠오르게 하는 모자이크 벽 뒤에 숨겨진 클래식한 공간&활기 넘치는 ‘팝’ 스타일 감성을 표현한 메탈릭한 타일과 유니크한 조명으로 이루어진 내부 인테리어 [사진=구찌 제공]
'구찌 가옥' 내 1970년대 클럽의 감성을 떠오르게 하는 모자이크 벽 뒤에 숨겨진 클래식한 공간과 활기 넘치는 ‘팝’ 스타일 감성을 표현한 메탈릭한 타일과 유니크한 조명으로 이루어진 내부 인테리어. [사진=구찌 제공]

실제 해외 명품 브랜드들에게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가격을 인상하고 공급량을 제어하면서 '리스크 헤지'(위험 회피)를 할 수 있는 '명품 큰손' 국가 중 하나다. 이를 반영하듯 일부 명품 브랜드들은 1년에 한두 번 진행하던 가격 인상 주기를 분기로 단축했다.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중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한국에서 전년 대비 15.8% 증가한 419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9%, 15.8% 늘어난 1334억원, 986억원으로 집계됐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1조468억원의 매출로 수입명품업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7846억원 대비 33.4% 증가한 액수다. 영업이익은 1519억원으로 2019년 549억원 대비 176.7% 늘었다.

명품 품귀 현상으로 매점 개장 전부터 구매 희망자들이 긴 줄을 서고, 매장문이 열자마자 구매를 위해 뛰어가는 일명 '오픈런'이 반복되고 있다. 명품 브랜드는 최신 트렌드와 경험을 중시하며, 나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역량 집중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에선 구찌가 새 플래그십스토어를 통해 매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