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지난달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악화 등으로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막걸리, 떡, 즉석식품 등의 물가도 줄줄이 인상됐다. 정부가 수급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가을 수확기가 돼야 쌀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통계청의 '2021년 5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쌀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30.20(2015년=100)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0% 상승했다. 2019년 3월(15.3%) 이후 최대 상승 기록이다.
쌀값은 지난해 12월(11.5%)부터 반년째 10%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찾아온 역대 최장 기간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일조 시간이 줄고 강수량이 증가해 작황 부진으로 쌀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이를 주원료로 하는 상품들의 물가도 잇따라 올랐다.
쌀로 빚은 막걸리 가격은 마트 등지에서 파는 공산품 막걸리 가격이 1년 전보다 14.9% 올랐는데, 이는 1999년 1월(17.0%) 이후 22년 4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술집에서 파는 외식 막걸리도 2.1% 올라 지난해 2월(2.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통계청은 기상악화 등의 영향으로 쌀값이 오르고, 탁주 회사에서 지난 4월부터 막걸리 출고가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식 막걸리의 경우 재료비나 운영비 인상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쌀을 주원료로 하는 떡값도 지난 2월(1.9%), 3월(2.8%), 4월(4.0%)에 이어 지난달에는 4.7% 올랐다. 2019년 11월(6.5%)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즉석밥 등이 포함되는 즉석식품도 3.2% 올랐다. 즉석식품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1∼2%대에 머물렀지만, 3월(4.2%)과 4월(4.2%)에 이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점점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쌀 비축 물량을 푸는 등 가격 안정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쌀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품목들의 가격이 조속히 안정되도록 수급 정상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막걸리·누룽지 등을 위한 가공용 쌀 2만톤을 추가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이달 중으로 정부 양곡 8만톤을 추가로 시장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쌀 생산량 감소에 대응해 올해 37만톤 한도 내에서 정부 양곡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한 쌀 수급 안정 대책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정부 양곡 공급으로 작년 쌀 생산량 감소의 상당 부분이 해소돼가는 단계로 보고 있으며, 가을에 쌀 수확기가 도래하면 공급이 회복되면서 쌀값도 점차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