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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소비장려 '신용카드 캐시백'에 교차하는 카드업계 기대와 우려
[Why+] 소비장려 '신용카드 캐시백'에 교차하는 카드업계 기대와 우려
  • 김지훈 기자
  • 승인 2021.06.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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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신용카드로 더 많은 소비를 하면 정부가 일정 부분을 돌려주는 방식의 소비장려 방안이 당정 간에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업계에서는 이같은 '신용카드 캐시백'의 실익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규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되고, 카드 취급액이 늘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와 지난해 긴급재난지원금 사례를 들어 환급 산정대상 가맹점이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역마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신용카드로 더 많은 소비를 하면 정부가 일정 부분을 돌려주는 방식의 소비장려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신용카드 캐시백은 공식화됐다. 이는 카드 사용액이 비교 시점보다 많으면 증가분의 일정 부분을 한도 내에서 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카드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기에 사실상 현금과 다름없다.

캐시백은 전액이 아니라 일정 부분으로 제한된다. 전례로 보면 10% 안팎이 환급될 것이 유력하다. 예컨대 2분기 중 신용카드 사용액이 월평균 100만원이었는데 3분기에 110만원을 소비했다면 증액분 10만원의 10%인 1만원을 4분기에 현금으로 돌려준다. 

당정이 하반기에 소비 진작을 위한 신용카드 캐시백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당정이 하반기에 소비 진작을 위한 신용카드 캐시백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연합뉴스]

카드업계에서는 이번 신용카드 캐시백 소비장려 방안을 엇갈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먼저 당정의 의도대로 올 하반기에 소비가 촉진되고 카드 사용량이 증가하면 카드 취급액이 늘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가 증가하는 여름 휴가철 대목을 끼고 있는 시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광주광역시 등 일부 지역에서부터 모임허용 인원을 8인으로 확대시행에 들어가고, 7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나서서 내수 진작을 위한 신용카드 결제를 장려하는 만큼 카드사로서는 마케팅 비용을 아끼는 부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혜택이 가서 좋으며, 신규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 거기에 맞춰서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드업권 일각에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이 나온다. 지난해 실시했던 전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을 예로 들고 있는데, 당시 카드사들이 재난지원금으로 카드사들이 이익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상은 달랐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8월 중 지급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한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영업수익(가맹점 수수료)은 9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비용, 판매·관리비(포인트 지급·청구할인 등 관련), 서버업그레이드 등 추가 인프라 구축비용 등에 사용된 카드사 영업비용은 1053억원으로 집계돼 8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카드 이용액은 늘었지만 재난지원금을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에서 사용하지 못하고 영세·중소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손실을 봤던 것이다.

이번에도 영세·중소가맹점을 통한 신용카드 이용 증가분에 대해서만 캐시백 대상이 한정된다면 카드사의 고민은 다시 깊어질 수밖에 없다. 카드업권 일각에서는 현재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해서는 우대수수료율(0.8~1.6%)이 적용되고 있어 사실상 역마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정은 신용카드 사용 내역 중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자동차, 가구, 대형가전 등 호황을 누린 일부 내구재 품목과 사용처에 대해서는 캐시백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오른쪽서 두번째)이 지난 18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8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브리핑에서 신용카드 캐시백 제도와 관련해 "소비는 서민경제, 골목상권 측면과 'K자 양극화' 회복 방지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소상공인 등 그동안 어려웠던 내수 부분의 회복과 이를 통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지금 설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캐시백 대상 사용처, 캐시백의 비율, 개인별 캐시백 상한선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계속해서 추가 검토할 것"이라며 "협의에 따라 이달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에서는 큰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전산개발 등 또 준비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긴급재난지원금을 겪으며 카드사들은 한 번 학습을 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마케팅 활동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수익 발생 시 수수료 인하의 빌미를 또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