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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 게임 리뷰] 넷마블 '제2의 나라', 무궁무진 콘텐츠에 감탄하고 팝업엔 지치고

  • Editor. 김지훈 기자
  • 입력 2021.06.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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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지훈 기자] 게임 강국 한국에선 매주 새로운 게임이 쏟아진다. 신작이 나오면 언제나 냉정한 평가가 따른다. 학창시절 함께 게임방을 드나들던 기자(K)와 32년 지기(L), 그리고 유저들이 함께 체험여행을 떠나본다. 추억 속 고전부터 신세계를 개척하려는 출시작까지 장르 불문, 솔직담백한 리뷰로 독자유저와 접점을 찾게 된다면 더없이 즐거운 여정이 될 터. 인사이트를 깨우는 신선한 충격과 매력, 또는 눈에 거슬릴 법한 부족함과 아쉬움이 오버랩되는 업&다운 포인트에 리뷰 포커스를 맞춰본다. <편집자주>

넷마블은 지난 10일 모바일 감성모험 RPG(역할수행게임)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Cross Worlds)'를 국내와 일본에서 출시, 일주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를 만큼 초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포털 사이트에서 이 신작을 접했을 때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를 떠올렸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전, 이미지만 봤을 때 지브리(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내놓은 것으로 착각했다. 캐릭터들이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많이 닮아있다.

넷마블 신작 '제2의 나라' 메인 스토리 진행 장면 [사진=제2의 나라 게임화면 캡처]

L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2의 나라라는 모바일게임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L은 레벨파이브와 스튜디오 지브리가 합작했고, 음악을 히사이시 조가 맡았다고 친절히 답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의 포뇨’ 등 지브리의 간판 음악감독인 그가 게임음악까지 만들었다니 기대감이 커졌다. 게임업계에서 음악에 점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 반가웠다.

K와 L은 유저들이 'J의 나라'라고 부르는 제2의 나라에 빠져들었다. 먼저 캐릭터들이 생동감 넘쳐서 좋았다.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가 살아 있었다. 애니메이션 풍 그래픽이 남기는 선명함은 남달랐고,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처럼 다가왔다. 이전에 하던 게임과는 차별화되는 디테일이 도드라졌다. 무엇보다 깔끔한 게임화면에 부담이 없었다. 조잡한 느낌을 주는 게임들도 많은데 이 신작의 경우 필요한 부분만 착착 탑재한 느낌을 줬다.

정리하자면 UI(사용자 환경)가 뛰어나다. 이에 12세 이상의 아이들과 여성 등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접근하기 좋은 게임이다. 게임에 접하고 마을에 진입하는 순간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 세상이 펼쳐진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익숙하게 다가오고 반갑기도 하다.

자동사냥 장면 [사진=제2의 나라 게임화면 캡처]

모바일게임의 경우 자동사냥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제2의 나라의 경우 메인게임의 경우 스토리에 따라 유저가 차근차근 읽으며,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빠르게 화면을 터치해서 넘길 수도 있겠지만, 강제로 넘기지 못한다. 누구에게는 단점이라 할 수 있겠지만 스토리를 즐기며 이 게임의 정체성을 느끼기 좋아 장점으로 꼽을만 했다. L 역시 스토리를 강점으로 강추했다. 가상공간 안에 갇힌 이들이 벌이는 처절한 사투를 그려낸 작품인 일본 애니메이션 ‘소드 아트 온라인’과 유사하다고 느꼈단다.

주말 내내 이 게임을 즐겼다. 점점 벌어지는 L과의 레벨 격차를 줄이는 작업이기도 했지만, 재미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지속적으로 게임을 해도 콘텐츠 한계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큰 장점이 아닐까. 게임에서 해야 할 것이 무궁무진하다보니 사람이 먼저 지치긴 해도 게임 내 콘텐츠가 먼저 고갈될 일은 없다. 퀘스트를 포함한 모든 알람시스템이 잘 돼있어서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깨나가기 좋다.

전투자동 시스템이나 AI(인공지능)모드 등 편리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레벨에 집착하는 이들이라면 잠자고 있는 시간에도 게임이 돌아가기 때문에 24시간 플레이도 가능하다. 뭐든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제2의 나라의 장점이다.

게임 중 각성에 실패해 위로 보상을 받은 장면 [사진=제2의 나라 게임화면 캡처]

각성 실패 시 주는 클로버도 좋은 시스템이라고 둘은 의견을 모았다. 공격력을 조금 올려주는 수준이라 크게 의미는 없지만, 뭐라도 받으니 없는 것보다 낫지 않으랴. 보상심리를 충족해준다.

L은 "보통 게임에서는 각성을 하면 확률을 올려주는 형태"라며 "확률을 올려주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지만 각성은 하면 할수록 확률이 떨어지게 돼 나중에는 클로버 시스템이 더 나은 것"이라고 나름 결론을 내렸다.

제2의 나라는 애증의 게임이다. 너무 좋기도 하지만, 물어뜯고 싶은 부분도 한둘이 아니다. 다양한 게임을 함께 하는 커뮤니티에서도 의견을 모았다. 가장 많은 유저들이 지적한 부분은 과금요소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Roks라는 아이디를 쓰는 유저는 "가방도 금방차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주차(정체)구간이 빨리 찾아와 결국 현질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초 20레벨에 현질을 했고, 이는 K가 게임을 하면서 처음으로 한계를 느꼈던 21레벨과 비슷했다.

대화에 동참한 유저들 역시 30~40레벨 사이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했다. 특히 30레벨 초반과 40레벨을 앞둔 시점(38~39레벨)에서 더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 과금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공격력의 한계로 명성과 메인 퀘스트를 깰 수 없다는 이유다.

제2의 나라의 경우 명성 퀘스트를 깨야지 새로운 메인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메인 퀘스트가 중요한 이유는 꼭 클리어 해야지만 중요한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아미젠 부화의 경우 전제 조건이 19레벨이다. 명성퀘스트인 '알을 깨고 세상을 향해'를 수행해야지 잠금 해제 조건이 되고, 메인퀘스트인 '그레이나스 동부 유적지 조사' 퀘스트를 완료해야 한다. 게다가 이 중요한 명성, 메인퀘스트의 경우 파티플레이가 지원되지 않아 유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더 나아가지 못한다. 40레벨에 보석을 박을 수 있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던전 클리어 후 노출되는 패키지 안내 [사진=제2의 나라 게임화면 캡처] 

게임에서 과금을 유도하는 형태로 지나치게 팝업창을 많이 띄우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다수 유저들이 게임에 방해가 될 수준이라고 평했다.

엘라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는 한 유저는 "과금을 하다가 멈추고 해봤는데 한계가 바로 찾아와 반복해서 돈을 쓸 수밖에 없다"며 "특히 에너지 드링크(30분 동안 필드에서 사냥을 통한 경험치와 골드, 전리품 획득률을 700% 상승) 유혹은 참아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에너지 드링크의 존재는 게임 '리니지'가 대표적이며, 여타 게임에서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유저들의 선택에 따른 부분이며, 게임만 즐기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게임 내 경쟁 분위기를 조성하기 좋으며, 과금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게임사들이 많이 선택하는 방식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회사도 결국 이윤을 창출해야하는 기업이고, 운영 때문에 과금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유저들에게 최대한 쾌적한 게임 환경을 만들어드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페가수스 서버의 한 유저는 "유저들은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서 과금을 하고, 게임 내 자기 과시를 위해 과금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며 "다만, 제2의 나라는 과금 요소가 지나치며, 게임 중간에 뜨는 팝업창은 빨리 개선돼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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