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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삼성중공업, 무상감자로 재무구조 개선 돌입...미인도 드릴십 매각 변수

  • Editor. 장용준 기자
  • 입력 2021.06.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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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장용준 기자]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삼성중공업이 5분의 1 규모의 무상감자를 단행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돌입했다. 최근 들어 조선업이 호황기로 접어드는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몇 해 동안 추진한 미인도 드릴십(심해용 원유 시추선) 매각 성사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22일 판교 R&D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 및 회사 발행 주식 총수 개정 등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은 주총에서 "이번에 추진하는 감자와 증자는 엄혹한 경쟁 현실에서 도태되지 않고 사업 경쟁력을 지켜나가기 위해 절박한 상황에서 결정한 선택임을 주주 여러분들이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결정을 믿고 힘을 실어 주신다면 저와 삼성중공업 모든 임직원들은 반드시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 주주여러분의 믿음과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이 정진택 사장 체제에서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한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5분의 1인 1000원으로 감액(감자비율 80%)하는 무상감자를 실시하게 됐다. 무상감자를 통해 발생한 2조5000억원의 납입자본금 감액분을 자본잉여금으로 전환해 자본잠식 우려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무상감자 직후 자본금을 확충하기 위해 발행 주식 총수를 8억주에서 15억주로 늘린다. 향후 이사회를 열고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연간 기준 6년 연속(분기 기준 14분기 연속) 적자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 1분기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8% 감소한 1조5746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5068억원에 이르렀다. 아울러 부채비율도 262%에 달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신규 수주분에 대한 공사손실충당금 1230억원, 강재가격 인상에 따른 추가 비용 반영 1190억원, 미인도 드릴십 평가손실 2140억원 등 4560억원의 비용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삼성중공업은 자본잠식(기업 재무제표상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이같은 위기 속에 삼성중공업은 무상감자를 결정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다만, 삼성중공업의 미래가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올해 들어 글로벌 조선업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며, 삼성중공업은 컨테이너선 38척, 원유운반선 7척, LNG운반선 3척 등 총 48척, 59억달러를 수주하면서 올해 목표(91억달러)의 65%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바닥으로 꺼졌던 국제 유가도 상승세다. 이같은 영향으로 해양플랜트 시황이 개선되면서 삼성중공업의 미해결 과제였던 미인도 드릴십(심해용 원유 시추선) 매각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2014년에 유가 폭락으로 인해 발주처가 드릴십의 인도를 거부하거나 파산하는 악재를 맞았다. 당시 건조를 완료한 드릴십 5기가 손실의 뿌리가 된 셈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068억원 가운데 40%가량인 2140억원이 드릴십 5기에 대한 평가손실이었다"며 "이 문제만 해결하면 회사의 상황이 훨씬 나아질 것은 자명하다"고 내다봤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업황도 좋아지고 있고, 유가도 상승세를 타면서 드릴십 매각 협상은 다수의 업체와 진행 중이며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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